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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이여 건물 밖으로 피아노를 던져라”[과학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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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과학기술인상’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학부 교수, 자율·창의적 연구 강조

“연구자들이여 건물 밖으로 피아노를 던져라”[과학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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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의 연구자들이여, 건물 밖으로 피아노를 던져라."


세계 최초로 초소형·초경량 무절연 고온초전도자석을 개발해 4월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한승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46·사진)가 5일 아시아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연구자이자 스승으로서 후학들에게 당부하고 싶다며 한 말이다. 2003년부터 13년간 미국 MIT에서 공부하던 시절과 2017년 이후 한국에 돌아와 모교인 서울대에 재직하면서 느낀 연구 풍토의 차이에 대한 지적이다.

한 교수에 따르면 MIT에는 학생들이 성적표에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수업을 포기할 수 있는 마지막 날 기숙사 옥상에서 피아노를 던져 깨뜨리는 전통이 있다. 1972년 한 학생이 "기숙사 건물 밖으로 피아노를 던져서 파편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싶다"며 장난스레 던졌던 제안이 놀랍게도 학교의 공식 승인을 거쳐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한 교수는 "학생들에게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미친 짓을 해도 된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면서 "실패는 그 자체로 매우 소중한 자산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시도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재미’를 존중해주는 학풍은 ‘안 되면 말고’ 식의 가벼움으로 비칠 수 있지만 결국은 어떠한 난제라도 돌파할 수 있는 놀라운 창의성으로 이어져 MIT의 뛰어난 학술적 성취로 이어지고 있다. 그가 2017년 한국에 돌아온 후 모교인 서울대에서 겪었던 연구 풍토는 다소 달랐다. 한국 학생들은 재미보다 성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짓눌려 있다.


한 교수는 "한국의 학생들은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생각해냈더라도 그 길의 끝에 있을 지도 모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경우를 종종 봤다"면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한국은 과거의 추격형 연구를 탈피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아노를 던지는’ 자유로운 연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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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가 개발한 기존 100분의 1 이하 초소형·초경량 무절연 초전도자석은 발전기·모터 등 전자석이 필요한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획기적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작고 가벼워진 초전도자석을 이용해 기존보다 효율이 훨씬 높고 힘이 센 풍력 발전기나 핵융합 장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제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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