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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낳은 역차별]"구글과 경쟁도 힘든데"…규제에 갇힌 네이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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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낳은 역차별]"구글과 경쟁도 힘든데"…규제에 갇힌 네이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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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글로벌 기업 구글이 전 세계 검색엔진시장 90%를 장악한 가운데 한국은 자국의 토종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몇 안 남은 국가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의 검색엔진 점유율은 구글을 제치고 52.8%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방하고 있다. 하지만 거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티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은 최근 정부의 역차별 정책에 한숨이 깊어졌다.


"경쟁도 힘든데"… 토종 기업의 한숨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플법)안’은 대표적 역차별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8일 국회에 제출된 온플법은 네이버,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의무적으로 계약서를 작성·교부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계약서에 명시해야 하는 항목에 ‘재화 등의 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노출되는 순서, 기준’ 등이 포함되면서 빅데이터가 핵심 경쟁 수단인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영업비밀을 공개하게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이 법안은 국내 토종 플랫폼 기업들이 역차별을 당할 소지도 다분한 상황이다. 정부 규제를 잘 지키는 국내 기업들과 달리 구글 등 해외 기업들은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국내법 대응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가 강제력이 있는 만큼 해외 사업자들과 역차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해외 사업자는 자료 제출에만 1년이 넘게 걸리는 등 ‘버티기 전략’을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몸집이 큰 글로벌 기업들과 1대 1로 경쟁하기도 힘든데 정부 규제 때문에 출발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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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온라인 개인정보 처리 가이드라인 규제 때문에 ‘데이터 역차별’ 문제도 겪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국내 규정을 무시한 채 회원가입 시 개인정보를 ‘원클릭’으로 포괄 동의를 받고 있는 반면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은 개인정보를 필수·선택 항목으로 구분해 동의를 받는다. 국내 기업들이 규정을 준수하며 수집할 수 있는 이용자의 데이터 양이 해외 기업에 비해 적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은 해외 기업에 비해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 개발에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공개석상에서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1대 1로 경쟁해 이길 수 없다"며 "규제가 같은 기준으로 실행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뒤늦게 관련 법 개정에 나선 상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동의제도를 개선하고 개인정보처리방침도 사후 심사하는 방법 등으로 역차별 문제를 해소하려고 한다"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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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에는 유명무실한 법령

해외 기업을 단속하려는 법이 오히려 국내 포털들의 발목을 잡은 ‘물귀신’이 된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콘텐츠제공업자(CP)들이 망 품질 등 서비스 안정성 확보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한 내용이 골자다. 당초 넷플릭스의 횡포를 막기 위해 고안됐지만 네이버, 카카오까지 포함되면서 글로벌 기업의 반칙은 잡지 못하고 오히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시행령에는 국내 대리인 지정, 2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등 처벌 조항이 있지만 해외 기업을 상대로 실제 행사될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 형평성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은 국경이 없는 경쟁인데 네이버,카카오는 국내 엄격한 규제를 다 지키면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검색 서비스를 갖고 있는 기업은 중국,미국,우리나라 정도인데 중국은 정부가 자국기업을 키웠다.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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