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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년범도 내일의 시민" 일자리 손 내미는 민간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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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5>소년법 최초로 쓴 英, 수십번 고쳐 쓰는 이유

사회공헌 기업 '팀프슨', 소년교도소 직업훈련 등 10억원 쏟고
전체 직원 10% 재소자 출신 채용…편견 버리고 무한신뢰 지원
필 홉킨스 팀프슨 런던 그린파크역 지점 매니저가 구두 수선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필 홉킨스 팀프슨 런던 그린파크역 지점 매니저가 구두 수선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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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Today's young offenders will be tomorrow's citizens(오늘의 소년범죄자는 내일 시민이 된다).'


처벌을 강조하면서도 소년범들을 다시 일반 시민으로서 사회에 서게 하려는 시도는 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소년교도소에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소년범들이 출소한 후 고용하기도 한다. 대형 유통기업 세인즈버리(Sainsbury's), 철도운영회사 버진트레인(Virgin train)과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고용을 통해 소년범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기회를 제공한다. 팀프슨(Timpson)그룹도 대표적인 사회공헌 기업이다. 영국 내 지점이 2000개 이상인 이 기업은 세탁, 사진관, 구두 수선, 열쇠 수리 등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기업은 전체 직원의 10%인 1200여명을 재소자 출신으로 고용하고 있다.


필 홉킨스 팀프슨 런던 그린파크역 지점 매니저 역시 청소년 시기 폭행 전력으로 소년교도소에서 10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홉킨스씨는 "적어도 100장 이상의 이력서를 썼을 것"이라며 "범죄자 출신은 신뢰할 수 없다며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회상했다. 방황하던 그는 2005년 팀프슨의 구두 수리 전문점에 입사해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팀프슨에 입사하지 못했다면 다시 누군가를 때리거나 마약을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나는 매년 세금 수만 파운드를 내는 시민으로 거듭났다"면서 웃었다.


팀프슨그룹은 비영리재단인 팀프슨재단을 통해 교도소에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재단은 범죄 전력이 있는 이들을 고용하고 훈련시키기 위해 지난해에만 69만파운드(약 10억원) 이상을 썼다.

'팀프슨(Timpson) 그룹'은 세탁, 사진관, 구두 수선, 열쇠 수리 등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국 내 지점이 2000개 이상을 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전체 직원의 10%인 1200여명을 범죄자 출신으로 고용하고 있다. 사진은 런던 그린파크역 지점 모습

'팀프슨(Timpson) 그룹'은 세탁, 사진관, 구두 수선, 열쇠 수리 등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영국 내 지점이 2000개 이상을 둔 기업이다. 이 기업은 전체 직원의 10%인 1200여명을 범죄자 출신으로 고용하고 있다. 사진은 런던 그린파크역 지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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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팀프슨 팀프슨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범죄 전력이 있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에 대해 "감옥에 있었던 이들은 출소 후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욕구가 강하고 절실히 두 번째 기회를 찾는다"며 "처음엔 범죄 전력이 있는 직원에 대한 고객들의 시선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 많은 손님이 팀프슨그룹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범죄 전력이 있는 직원들이 훌륭한 동료, 이웃이 돼가는 긍정적인 변화를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팀프슨그룹은 각 지점 직원들에게 재량권을 주고, 그들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같은 팀프슨의 경영 방식은 '거꾸로 경영(upside down management)'으로 불린다. 팀프슨 매장들은 각 지역 특성, 고객 성향에 맞춰 마케팅 전략, 할인ㆍ판촉 행사 등을 진행한다. 서비스 비용도 직원 재량에 맡겨 조정할 수 있게 한다. 팀프슨 본사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본분을 다할 것'과 '손님에게서 받은 수리비를 돈통에 넣을 것', 두 가지뿐이다.


이 같은 팀프슨그룹의 철학은 사회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고 사업도 확장되고 있다. 팀프슨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억7800만파운드(약 4077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새로운 지점 182개가 문을 열어 전체 지점 수는 2075개에 달한다.


※본 기획물은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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