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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Eye]서울 집값… 진짜로 떨어졌나, 바닥은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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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17주 연속 하락했다. 2013년 이후 6년만의 최장 기간 하락이다. 원인으로는 지난해 집중된 집값 상승 피로감과 대출 규제 및 세금 부담 등 각종 하방 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결국 매수 대기자들이 매수 시점을 연기하는 등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급등했거나 매물이 쌓인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17주 연속'이라는 숫자와 달리 시장에서 체감하는 집값 하락세는 크게 와닿질 않는다. 지난해 한 두달새 3억~4억원이 뛰었던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제외하고 실거래가는 물론 호가조차 조정되지 않은 채 거래가 중단된 곳이 많은 탓이다.

다만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19% 하락하며 전주(-0.14%)보다 내림 폭이 커졌다. 강동구가 -0.24%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강남구(-0.21%)ㆍ서초구(-0.16%)ㆍ송파구(-0.14%) 순이었다. 양천구(-0.22%)와 동대문구(-0.20%)ㆍ용산구(-0.16%)ㆍ금천구(-0.16%)ㆍ동작구(-0.14%)도 서울 평균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내렸다. 종로구는 보합(0%)을 나타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상승 폭이 높았던 단지들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높아진 가격과 함께 정부 규제 및 금리 인상 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매수 대기자들의 추가 하락 기대 및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만 하더라도 전용 92㎡가 지난해 10월 17억5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2억원 빠진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또 다른 초대형 재건축 단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지난해 9월 역대 최고가 수준인 19억1000만원에 거래된 103㎡는 올초 17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두 단지 모두 한 두달만에 3억원이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보다 적은 2억원이 빠지는데 4개월이나 걸렸지만 집값이 떨어진 점만은 분명하다.


반면 실수요층 위주로 구성된 9억원 이하 시장은 다르다. 9억원을 넘지 않는 중위 가격대 아파트값은 되레 오른 곳도 있다.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59㎡가 지난해 10~12월 사이 6억9000만원에 팔렸지만 올들어 7억500만원에 거래됐고 84㎡ 역시 지난해말 8억2000만원에서 올해 8억36000만원으로 올랐다. 성동구 옥수동 옥수삼성 역시 집값이 오르던 지난해 10월 84㎡가 7억9000만원에 거래된 후 올초 9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 전통적으로 실수요가 많은 곳이라 침체 분위기를 타지 않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집값이 떨어졌어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최소한의 방어선을 지키고 있는 곳들도 대다수다. 양천구는 목동 삼익과 금호베스트빌, 신정동 신트리4단지, 목동현대, 목동신시가지12단지 등이 500만~5000만원 조정되는데 그쳤고 강동구 역시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둔촌주공4단지 등이 하락폭 500만~3500만원에 멈췄다. 이 기간 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실수요가 간간이 이어진 중구는 0.09%로 소폭 상승하기까지 했다. 결국 대출 제한과 세금 폭탄으로 거래절벽이 생겼지만 고가 아파트들만 급매로 거래돼 서울 전체 평균 가격대를 내리며 매매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서울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됐다기보다 고가 아파트가 크게 떨어지며 전체 평균이 감소세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바닥론'을 언급하기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박원갑 KB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돼 집을 사지 않으려는 심리가 지배적인 상황으로 당분간 약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트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부 규제 역시 크게 바뀔 가능성이 없어 바닥을 찍는데 좀 더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7일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개발 등이 상존하고 있어 앞으로도 주택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으로 (집값 상승이)재현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며 다시 한번 집값 잡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현재로서 최대 변수는 4월말 확정 공시되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가 발표다. 땅값과 마찬가지로 서울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을 중심으로 공시가가 역시 뛰면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결국 세금 부담을 버티지 못해 중위 가격대 물건들마저 급매로 나올 경우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위축 및 전세시장 안정, 청약 대기 등의 영향으로 대단지와 신규 입주 단지 인근 등에서 매물이 누적되고 방매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강남4구는 재건축 등 그간 급등했던 단지의 하락세가 외곽으로 확대되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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