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국민의힘 자중지란에 쓴소리
"김용태 5대 개혁 조건 없이 수용해야"
"친윤, 계파색 덜한 원내대표 세울 것"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5대 개혁안을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10일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개혁안대로 당무감사로 후보 단일화의 진상을 조사하고, 탄핵 반대 당론도 무효화해야 한다"며 "또 상향식 공천을 통해 권력자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당 지지율이 5%로 떨어졌을 때 원내대표를 한 사람"이라며 "저는 정치적 책임을 지고 그다음 총선 때 불출마 선언을 했다. 어렵게 찾은 정권을 3년 만에 날려 먹은 정치 세력들은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윤 전 대통령 당시 호가호위했던 간신 모리배들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들은 여전히 주류 세력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젊은 비대위원장을 겁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국민의힘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들이 전면에 서진 않겠지만 계파 색채가 엷은 선수를 원내대표로 세울 것"이라며 "당 대표가 없을 때는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이 된다. 이들은 원내대표를 통해 비대위나 조기 전당대회를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석열 측근 세력이었던 의원들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해줘야 국민들이 국민의힘을 제대로 쳐다볼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권력의 단맛에 취해있던 선수들이 여전히 망상에서 못 깨어나기 때문에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우습게 본다"고 했다.
그는 "전통적으로는 집권 세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준다"며 "그것도 협상력이 있을 때나 찾아 먹을 수 있는 건데, 지금 윤 전 대통령 측근 세력들의 정치적 헌신과 희생 없이 민주당이 국민의힘 말을 들어주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입장에선 국민들도 외면한 국민의힘에 굳이 법사위원장을 줄 필요 없다는 심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초까지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파동 진상 규명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 5대 개혁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0일 당 개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은 우리 당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며 "이유는 분명하다. 집권 여당으로서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했고, 명백한 잘못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우리 당도 결코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선 성적표가 그 결과"라며 "이번 패배는 단순히 정권을 내어주는 차원이 아니라, 1987년 체제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절대 권력의 등장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할 책임은 다시 국민의힘에 주어졌다. 우리를 지지해주신 수많은 국민이 우리 곁에 있고,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서야 한다"며 "이제는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쇄신해야 한다. 누구도 예상 못 한 혁신을 누구도 예측 못 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이뤄내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