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서 철거 통보한 서울시 비판 한목소리
"이태원참사 기억 강제로 지우려는 발상"
의원총회서 '이상민 탄핵' 당론 모을 듯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서울시가 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에 서울광장 분향소를 철거하라고 통보한 것에 대해 야당은 "비정한 정권"이라며 강제 철거계획을 철회하고 유족이 원하는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1일이 됐다. 그런데도 책임을 부정하고 참사를 지우려는 정권의 행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가 희생자들 추모를 위해서 분향소를 마련하려는 유족들에게 (철거 계획) 계고장을 보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서울시는 유가족 측이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과 관련해 이날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어지지 않게 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정부에게 있다"며 "그런데 유족들이 스스로 설치한 분향소까지 강제 철거하겠다고 하는 게 대체 말이나 되나"라고 비판했다.
최고위원들도 서울시의 철거 명령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유가족 대표는 오늘 또다시 이런 강제 철거가 시도되면 휘발유를 끼얹고 죽겠다고 절규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윤석열 정부는 또 다른 불행과 제2의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신중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참사의 기억을 강제로라도 지우려는 발상"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영교 최고위원 역시 오 시장을 향해 "엉엉 울면서 잘못했다,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최선을 다해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참사 후 100일이 되고 나서 오 시장이 180도 변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더 이상 잔인해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의 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 발의 여부를 두고 당론을 모은다. 이날 당론이 결정되면 오후 본회의에 보고 안건을 올릴 방침이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