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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건강]반복 재생되는 고통…'외상후 스트레스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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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건강]반복 재생되는 고통…'외상후 스트레스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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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캄캄한 미로를 헤매다가 숨이 막혀 잠에서 깬 C씨. 두 달 전 불이 난 건물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후로 자주 악몽을 꾸고 있다. 아울러 사고 이후 높은 건물이나 복작한 장소는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며 매번 비상구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 외에도 알람이나 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고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이에 C씨는 ‘그날 가지 말걸’이라는 생각과 함께 점차 외출을 하지 않고 사람들도 만나지 않게 됐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생명을 위협받거나 크게 다치는 사건, 또는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건들을 경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홍수나 태풍 등 자연재해 외에도 화재, 붕괴, 교통사고, 폭행, 테러 등 사회적 재난도 PTSD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목격, 가까운 사람에게 발생 등 간접적인 경험이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PTSD 증상은 외상을 경험한 후 3개월 이내 발병한다. 국내 평생 유병률은 약 1.6%로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최근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재난이 반복되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PTSD가 고통스러운 이유는 악몽이나 사건이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회상되며, 이로 이한 극심한 공포와 신체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상을 겪은 환자의 뇌와 신체 스트레스반응체계는 이상이 생기고 자율신경계가 지나치게 활동하는데, 이 때문에 주변 환경을 예민하게 볼 수밖에 없고 화가 나거나 무기력해지는 등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는다.


대부분 질환이 그렇듯 PTSD 치료도 조기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대표적인 치료는 환자를 외상기억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상황을 익숙해지게 하고 불안과 회피반응을 줄이는 ‘노출치료’,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는 ‘인지치료’, 스트레스 완화요법이 포함된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이 외에도 규칙적인 안구운동으로 외상과 관련된 정보를 재처리하고 고통스러운 생각과 감정을 희석시키는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치료’ 같은 특수치료도 있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같은 ‘항우울제’도 사용한다.


PTSD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스스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은 환자에게 정서적인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해야 하며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를 이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격려해야 한다. 아울러 환자가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갖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자책이나 주변의 낙인, 비난은 치료와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되기에 환자가 과도하게 감정을 억제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일어난 사건을 받아들이고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켜봐줘야 한다.

이 밖에 재난사건과 관련한 끔찍한 영상이나 사진 등 미디어에 과노출되는 경우에도 불안 공포감, 분노나 무기력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두근거림, 식은땀과 같은 신체반응 등 스트레스 반응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대인관계에서 폭언이나 갈등 상황으로 공포감과 수치심을 경험하는 일종의 심리적 외상 사건 이후 스트레스 반응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PTSD보다는 적응장애 진단을 고려하게 된다.


박혜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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