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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中企, 위로받자는 게 아닙니다

최종수정 2022.09.22 18:09 기사입력 2022.09.22 11:00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로 기업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 전망은 내년에도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2020년 5월부터 0.50%를 유지하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0.75%로 시작해 현재 2.50%까지 꾸준히 상승해왔다.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더 올려서 돈줄을 조일 것이다. 이자율이 올라 빚 갚을 돈이 늘어나면 소비가 줄고 기업들도 대출이나 투자에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소비와 투자가 줄면 경기는 더 침체된다.

환율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계속 하락세다. 원자재를 수입할 때 원화 지급액이 커지니 원가 상승에 물가 상승, 그래서 또 금리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경기 침체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는 하나, 삭풍이 몰아칠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허약한 부분은 더욱 앙상하게 드러난다.


영업활동만으로는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이 자꾸만 늘고, 심각한 재정난을 겪는 중소기업도 늘어만 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주 발표한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은 2823개로 2019년의 2283개보다 540개(23.7%) 늘어났다. 한계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 수는 31만3725명으로 같은 기간 26.7%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재정난이 특히 심각해졌다. 중견·대기업 중 한계기업 수는 2019년 389개사에서 지난해 449개사로 15.4% 늘었고,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891개사에서 2372개사로 25.4% 증가했다.

존폐 갈림길에 서 있는 중소기업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조신호를 보내고 있다. "3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인력난 완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탄소중립 지원, 안정적인 생산체제 구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호소 중이다.


경제 상황이 이토록 위기인데, 정부의 모습은 발 빠른 대책 마련은커녕 업계의 절박함에 공감조차 못 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비용은 취임 전에 이미 500억원이라던 것에서 1200억원으로 훌쩍 뛴 데다가, 청와대를 그대로 썼으면 말이 나올 필요도 없었을 영빈관 신축 예산 878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넣었다가 혈세 낭비 비판 여론을 맞고 계획 전면 철회로 끝이 났다.


그러면서도 중소기업 예산은 깎았다. 내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올해보다 28% 감소한 13조6000억원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지급했던 한시적 증액분 4조9000억원가량이 빠지고,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벤처캐피탈에 출자하는 방식의 모태펀드 예산도 40%가 줄어든 3135억원만 책정됐다.


규제 개선도 신통찮다. 지난달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 대토론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이 개선을 요구한 규제들은 이미 관련법 개정 등을 준비 중인 사안 이외에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부처가 더 많았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인들과 만나고 소관 부처를 취재해본 결과다. 이럴 거면 바쁜 기업인들을 불러다 놓고 요란법석을 떨며 대토론회까지 벌일 이유가 무엇인가.


들어만 줘도 위로받고, 대화만 해도 힐링 되는 건 내 마음속 고민 한정이다. 위기의 기업인들에게는 악수하고 사진 찍는 이벤트가 아닌, 빠르고 실질적 재정 지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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