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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윤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 개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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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살얼음판과 같다. 겉으로 보면 세상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말 한마디면 불가능도 가능으로 바꾸는 요술방망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갖게 한다. 세상 사람들은 고개를 조아리고 주변에는 "예, 맞습니다" 하는 사람들이 넘친다. 그래서 권력은 마약과 같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처럼 위험한 것이 권력이다. 살얼음판은 건너는 시기와 장소를 잘 골라야 물에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치밀해야 하고 위기 의식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다. 우습게 알고 막 건너다가는 물에 빠져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권력 또한 치밀한 권력 운용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야 살얼음판에서 살아남듯 전쟁 같은 권력쟁투의 장에서 꿈꾸는 바를 현실화 할 수 있다. 권력자들은 보통 "민심만 바라보고 가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것이 민심이다. 민심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그런 말은 공허하다. 메시지는 타깃이 분명해야 하고 권위 있는 해설이 뒤따라야 하며 사후적인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 누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형식으로, 무엇을 말할 지에 대한 정무적 고려는 필수적이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소용돌이치는 현장을 이해하고 평정하기 위해서는 상황을 판단하고 핵심을 짚어내는 두뇌 기능 또한 중요하다.

권력은 또 아지랑와 같다. 고정 불변의 실체처럼 보이나 어느 순간 서서히 사라진다. 정두언 전 의원의 말이 생각난다. "당선되는 순간부터 저물기 시작하는 것이 대통령 권력의 실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권력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권력은 늘 겸손해야 한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가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지만 사람들은 권력의 태도에도 주목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내용보다 언행이나 메시지가 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다. 떠나가는 것이 보이지 않는 건 아지랑이만이 아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부는 살얼음판과 아지랑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 지지율이 하락했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민은 "살려 달라"고 외치는데 여권은 권력 싸움에 한창이다. 민심과 다른 길을 가니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른바 ‘친윤석열계(친윤)’ 그룹과 이준석 대표 측 갈등이 불거지더니 친윤 그룹 내 분화도 시작됐다. 상황이 질서 있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혼돈이다. 중심이 없고 뿌리가 깊어 갈등이 쉽게 정리되지 않고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대통령과 이 대표의 갈등이 노출되면서 말 하나로 정리될 수 없는 국면까지 가는 흐름이다. 게다가 논란이 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만 5세 초등입학' 학제 개편안 발표에서 보듯 설 익은 정책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을 전후로 정치권에 새로 등장한 단어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다. 그들의 시대가 열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국면이 바뀌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대통령을 위한다는 이들이 스스로 수렁으로 들어가는 언행을 거듭하니 민심의 회초리가 쏟아지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윤핵관들은 2선으로 물러나고 대통령은 정무 판단, 메시지 기능의 취약점을 노출한 대통령 비서실을 개편한 뒤 통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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