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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슈퍼사이클' 지난 부동산…조정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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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GTX·유동성 증가…달아오르던 부동산 시장
규제강화·세금부담 증가로 지난해 3분기부터 거래량 감소
서울 주택공급 역대 최저 기록, 대출 옥죄는 규제 지속 어려워

[최준영의 도시순례]'슈퍼사이클' 지난 부동산…조정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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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5년 넘게 진행된 주택가격 상승이 멈추고 하락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GTX 연결에 따른 교통여건상승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지역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대량의 공급을 거뜬하게 소화하던 대구의 경우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 핵심지역의 경우 거래침체 상황속에서도 여전히 신고가를 기록하곤 하지만 예전과 같은 급등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기다리던 주택가격의 안정을 넘어서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공급의 부족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분위기 냉각과 보금자리주택 등의 대규모 공급으로 주택가격 하락이 나타나면서 시행사 및 건설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공급을 대폭 축소하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중단 또는 해제되면서 공급이 대폭적으로 감소하였다. 둘째, 교통여건에 대한 비중확대였다. 과거와 달리 맞벌이 비중이 높아지면서 양육 등의 이유로 인해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자 하는 직주근접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였다. 이로 인해 신도시의 경우 오랫동안 가격하락을 겪었으며 마포, 성동 등 과거 주거지역으로 선호되지 않던 지역의 주택가격이 급등하였다. 셋째, 소득의 증가였다. 대기업 종사자를 중심으로 한 급여의 인상은 지속되었으며, 맞벌이의 일반화에 따라 가구의 주택구매 여력은 확대되었다. 넷째, 금융부담의 감소였다.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확대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택구매에 따른 부담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하였다. 급격한 대출증가에 따라 원금 일시상환에서 원리금균등상환으로 전환되면서 부담이 증가하였지만 낮은 이자율은 전체적인 부담을 낮춰주었다.

이러한 네 가지 요인으로 촉발된 주택가격 상승의 흐름은 잠재되었던 주택수요를 불러왔으며, 인터넷 카페, 밴드, 유튜브 및 다양한 강연활동 등이 더해지면서 수요층은 더욱 확대되었다. 공급에 걸리는 시간이 통상 3~5년 정도임을 감안해보면 한번 시작된 주택가격 상승은 3년 이상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더해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공급 필요성과 방법을 둘러싼 여러 가지 논란과 혼란이 겹치면서 2년 이상의 지체가 더해지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더욱 심해졌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시작된 완화적 통화정책은 모든 자산가격을 급등시켰으며, 주식·가상화폐 등에서 현실화된 수익은 주택과 부동산 시작으로 다시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확대시켰다.


끝없이 이어질 것 같은 이와 같은 흐름은 2021년 3/4분기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지속적인 규제강화와 세금 부담 증가로 인해 주택구매 흐름이 1주택으로 완전히 전환되면서 거래량이 극적으로 감소하였다. 여기에 더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금리인상이 시작되었고 앞으로도 진행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주택 구매심리는 더욱 얼어붙으면서 시장 자체가 냉각되었다.


앞으로의 주택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던 네 가지 상승요인을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 공급의 경우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3기 신도시 사업을 비롯해 신속통합기획 등 재건축·재개발 속도를 높이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당장 공급이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사전청약을 통해 일정부분 수요층을 흡수함에 따라 기존 주택 구매수요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 도시 교통여건의 경우 GTX 사업의 본격적 시작, 기존 지하철 노선의 연장, 신림선 등 경전철 노선의 보완 등이 진행되면서 일정부분 직주근접 수요를 완화시켜주고 있다. 소득증가의 경우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이들의 경우 대부분 주택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세 부담을 우려하여 과거와 같은 다주택 투자는 기피하고 있다. 물론 특정 지역의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의 이주수요는 존재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감소한 상황이다. 금융부담의 경우 이자율 상승은 지속될 것은 확실한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지난 6년 동안의 상승을 가져왔던 요인 상당수는 대부분 해소되었거나 완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슈퍼사이클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에서의 주택공급은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증가시킬 방법이 마땅찮은 상황이다. 또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양도세·취득세 중과 등의 현행 세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용이하지 않으며, 15억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금지 역시 무한정 계속할 수는 없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제시될 각종 개발 및 공급확대 공약은 시장의 분위기를 다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정책의 일정부분 변화 역시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현재는 하락사이클의 시작이라기 보다는 시장이 방향성을 잡기 위해 쉬어가는 휴지기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주택가격의 하락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든 것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주택가격만 안정될 수는 없다. 물가상승률 수준의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현실적 인식을 토대로 약속된 공급의 지속적 실행, 관련 정책과 제도의 단계적 완화와 개편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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