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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실감미디어가 선사하는 새로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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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실감미디어가 선사하는 새로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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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강릉’을 방문했다. 제주와 여수에 이은 세 번째 공간이다. 1500평의 공간에 마련된 12개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은 평면적인 화면에 입체적인 영상을 투사하고 거울을 이용해 공간감을 주며 음향과 냄새를 더해 기존의 작품 외에도 폭포, 숲, 꽃밭 등 강원도의 대자연을 담은 작품으로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남녀노소가 실제 폭포의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듯 혹은 밀려오는 파도를 마주하듯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인공 자연’과 교감하고 즐기는 모습은 신선했다. 직접 색칠한 동물 그림이 화면에 등장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신기해하는 어린 관람객들의 모습은 미소를 자아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모든 감각의 정보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몰입감과 현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감 미디어를 활용한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제주의 폐쇄됐던 국가 기간통신시설에 프랑스의 ‘빛의 채석장’과 같이 구스타프 클림트,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작품을 영상으로 선보인 ‘빛의 벙커’를 시작으로 세 개의 아르떼뮤지엄과 제주의 ‘노형수퍼마켙’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경험을 제공하는 전시관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대표적 미디어아트 그룹 팀랩(team lab)의 전시회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기도 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실감 미디어의 발달은 빠르게 진행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멀게만 느껴졌던 실감 미디어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 관람객의 반응도 뜨겁다. 2020년 9월 말 개관한 아르떼뮤지엄 제주의 누적 관람객 수는 90만명을 넘었다.


몰입형 미디어아트에 대한 비판도 있다. 예술작품을 화려한 눈요기를 위해 활용하고 진정한 창의성은 없는 눈속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흐의 명작은 소재일 뿐, 이 미술작품의 새로운 감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미디어아트이며 기술의 힘을 빌려 창의성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내야 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예술작품을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며 결국 예술감상의 저변 확대와 다양성 증대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공간의 제약을 넘어선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위한 창의성을 자극할 수 있다. 기술과 예술의 교차점으로서 새로운 예술 장르를 탄생시키고 미디어와 문화산업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예술 외의 영역에서의 실감 미디어 활용도 눈에 띈다. 단순히 정보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감각을 통해 상호 교감하고 다양한 경험을 창출하도록 몰입형 미디어아트 형식을 빌린 브랜드 마케팅도 활발하다. 소비자의 경험은 기능뿐 아니라 감성과 연관되며 생생하고 몰입감 높은 차별화된 경험은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감 미디어가 제공하는 현장감과 몰입감은 저널리즘, 공공 캠페인 등의 영역에서도 중요하다.

실감 미디어의 전망은 밝지만 결국 콘텐츠가 중요하다. 단순히 화려하고 생생한 영상의 구현에 머무르지 않고 양방향성 등 실감 미디어의 역량을 충분히 활용하며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올해도 새로운 미디어아트 전시관의 개관과 미디어아트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실감 미디어는 우리의 일상에 성큼 다가서 있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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