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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 “부동산은 아프고 또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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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는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지난 4년 6개월을 복기해볼 때 ‘아픈 손가락’은 역시 부동산이다. 국정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부동산 문제 앞에서 몸을 낮춰야 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서민 부동산’에 어떤 일이 있었을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0월 경기 파주시 운정롯데캐슬파크타운 1차 아파트 84㎡ 전세는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운정롯데캐슬은 경의중앙선 야당역과 직선거리로 300m 정도 떨어진 역세권 아파트다. 건축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고(2017년 건축), 이른바 ‘1군 브랜드’라는 특징이 있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에게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운정롯데캐슬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자차 이용 시 거리는 41.5㎞, 출근 시간 기준으로 1시간 안팎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출퇴근 왕복 소요시간은 2~3시간에 달한다. 만약 직장이 서울 강남이라면 왕복 3~4시간은 각오해야 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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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직장을 둔 이들이 신도시로 이주하는 이유는 쾌적한 생활환경에 대한 선호와 더불어 주거비용 문제가 크다. 매일 길바닥에서 3시간 안팎을 허비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비용(전·월세 비용)을 기대하며 서울 밖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파주 운정의 이른바 국민평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5억원이 넘는 것을 적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10월 운정롯데캐슬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84㎡ 전세가격은 3억2500만원이었다.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전세가격은 5억원 안팎이었다. 올해 10월 운정롯데캐슬 전세가격은 4년 전 강남 은마아파트 전세 시세와 맞먹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운정롯데캐슬 전세가격은 2억원 정도 올랐다. 그곳에 전세를 사는 사람의 소득도 같은 기간 2억원 늘어났을까. 복권 1등의 행운이 찾아온 게 아니라면 현실성이 결여된 시나리오다. 전세가격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면 내 집 마련에 대한 꿈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 먹구름’이 사회를 휘감을 때 청와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는 경제지표 개선의 결과물을 알리고자 노력했다. 서민들은 당장 오늘 하루가 힘든데 수출 성과가 어떻고, 국민소득 증가가 어떻고 하는 얘기가 귀에 들어오겠는가.


요즘 청와대를 보면 참여정부 시절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다고 전해도 여론의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의 그늘이 삶의 여유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위축시키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청와대는 국정성과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것을 서운해하기 이전에 서민의 삶을, 특히 부동산의 그늘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본인은 물론이고 현직 청와대 인사들도 곱씹어볼 만하다. "부동산은 아프고 또 아프다. 글로벌 환경이 그렇다고 하는 건 지식인의 변명이다. 정치의 책임은 그만큼 무겁다.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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