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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 플랫폼 졸속입법 당장 중단해야

최종수정 2021.11.22 16:43 기사입력 2021.11.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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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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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과 방송통신위원회를 담당하는 전혜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당 합의로 곧 국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법안들은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


첫째, 입법 이유와 근거가 불충분하며 타당하지 않다. 이 법안들은 플랫폼 기업을 우월적 지위를 가진 ‘갑’으로 전제하고, 플랫폼 시장이 승자독식 혹은 고착화됐다고 단정짓고 있다. 마치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른바 ‘GAFA’라고 불리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지위를 우리나라에서 네이버 등에 그대로 대입하는 착시를 범하고 있다. 미국은 구글 등이 주력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며 유력한 경쟁자가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응되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유동적이며 유효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검색엔진과 온라인 광고에서 2000년 이후 꾸준히 8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검색엔진에서 네이버(52%), 구글(43%) 등 점유율이 유동적이다. 전자상거래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숙박앱도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둘째, 이러한 법안을 추진하는 가장 유력한 근거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제시하나 우리의 환경과 너무나 다르다. 유럽의 경우 자체 플랫폼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GAFA 기업에 대한 견제를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 내에서도 법안에 대한 반대와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법안들이 엄정한 수정과정을 거쳐 입법화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오히려 올해 1월부터 ‘특정 디지털 플랫폼의 투명성 및 공정성 향상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국가의 관여나 규제는 필요 최소한에 그치며 사업자의 자율적인 노력과 시장의 혁신을 존중하는 정부와 민간의 공동규제라는 방식을 채택했다. 법이 적용되는 대상사업자도 아마존, 야후, 애플, 구글, 락쿠텐 등 5개 기업으로 최소화했다. EU와 미국의 법안들도 그 적용대상을 GAFA 중심의 4~5개 기업으로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약 26개의 자국 플랫폼 기업들이 적용될 것이며 이들은 종업원 수 20~100명 사이의 아직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숙박·의류·차량 플랫폼 사업자도 포함된다.

셋째, 플랫폼의 속성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이 법안들이 벤치마킹한 대표적 법률이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다. 그러나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규모 유통업과 플랫폼 산업을 동일선상에 놓고 유사 규제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비전문적 발상이다.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는 혁신 기술에 기반해 빠른 변화와 이동성을 특징으로 해 시장 진입장벽이 낮다. 양면·다면시장, 멀티호밍 등의 특성은 시장지배력과 경쟁제한성의 판단이 곤란하며 시장점유율도 유동성이 크다.


무리한 규제는 혁신적 서비스에 대한 간접적 진입규제로 작용해 시장의 다양성과 다변성을 훼손시키고 플랫폼 사업자들의 시장 회피 혹은 우회 전략으로 플랫폼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 결국 시장의 왜곡과 소비자 효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불합리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안들이 통과된다면 이는 방통위와 공정위의 규제 관할 확장을 위한 관료주의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입법 속도라면 세계 최초의 플랫폼 ‘갑을 관계법’이 될텐데 입법 부작용은 고스란히 국가 경제의 하락과 국민의 피해로 귀착될 것이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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