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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장에서 불량품 잡고 공정 개선"…메타버스 팩토리 가보니[과학을읽다]

최종수정 2021.11.03 10:46 기사입력 2021.11.0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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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1일 개소한 'AI(인공지능) 메타버스 팩토리' 체험기
공장 안 멈추고 가상 공간에서 공정 분석, 불량 유무 등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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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제조 AI(인공지능) 메타버스 팩토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일 대전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캠퍼스. 안내원이 제공한 가상현실(VR) 장비를 착용하자 텅 빈 공장 내부가 나타났다. 어느새 노란 안전 헬멧과 주황색 조끼를 챙겨 입은 기술자가 되어 버렸다. 가상 세계에 차려진 ‘제조 AI 메타버스 팩토리’에 입장한 순간이었다. 혹시나 해서 360도 전후 좌우를 다 돌아 봤다. 완전히 홀로 있는 것처럼 시야에는 어두운 공장만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조명이 들어 오면서 공장 내부가 환해졌고, 가상의 공장 내부에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계가 나타났다. 안내에 따라 참가자들이 기계를 조작하고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을 원료로 주입하자 기계가 위잉 소리를 내며 작동해 플라스틱 나사 1개를 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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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메타버스=가상공장

하일라이트는 이때부터였다.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곧바로 축적된 제조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기계ㆍ공장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비교해가며 불량품 여부 판정 및 공정 분석에 돌입했다. 약 500회의 반복된 공정을 수행했다는 가정하에 압력, 속도, 위치, 시간, 온도 등의 변수를 수집해 비교 분석하는 AI 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잠시 후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일목 요연하게 정리된 데이터를 통해 기포 및 백화의 불량이 발생했다며 사출 과정에서 온도가 다소 불안정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뭐에 쓰는 물건인지"를 궁금해 하자 김흥남 카이스트 ‘K-Industry4.0’ 추진본부장은 "제조 AI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가상 스마트 공장"이라고 정의를 내려줬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머신러닝 등 AI를 통해 제조업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불량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AI를 적용하기 위해선 생산 라인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현장 공장과 동일한 수준으로 공정을 재현하고 AI를 동원해 분석ㆍ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잘못을 파악하고 개선하면 되므로 공정 분석을 위해 공장을 세울 필요가 없다. 특히 그동안엔 기술자들의 ‘감’에만 의존해 왔다면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과학적 분석을 통해 생산 결과에 미치는 각종 영향과 원인들을 수치화, 가중치를 매겨 그때그때 곧바로 원인을 알아 내고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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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작업

공간의 한계도 사라진다. 가상 현실 장비와 솔루션만 갖췄으면 전세계 어디에서든 동시 접속해 협업이 가능하다. 예컨대, 베트남에 수출한 기계의 작동법을 교육시키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리해야 할 경우 굳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이곳 ‘AI 메타버스 팩토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최근 머신러닝 AI 시스템을 활용해 우주인들에게 일일이 지상과의 교신이나 매뉴얼 없이도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수리하도록 해 시간과 노력을 대폭 줄인 것과 비슷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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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VR, AR 콘텐츠들이 1인칭 시점에서 체험만 가능하지만 이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가상 현실을 통해 실제와 똑같은 상황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양방향’ 플랫폼을 충실히 구현해 냈다. 드디어 게임이나 회의, 온라인 강의나 교육 같은 일방향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른, 실제 생산활동에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AI와 메타버스 기술이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 포럼이 개최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선 향후 5년간 제조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는 AI의 머신러닝이 결정할 것이라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이날 체험한 AI 메타버스 팩토리는 플라스틱 사출기 하나만 놓여 있었지만, 앞으로 복잡한 기계가 연결돼 있고 엄청나게 많은 변수가 있는 생산물들을 만들어 내는 공장에 적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가상의 공장에서 AI를 통해 불량품을 잡아 내고 공정을 개선하며 재료ㆍ연료를 절약해주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김 본부장은 "대기업들은 이미 유사한 기술을 통해 공정 분석과 개선에 나서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 1만곳을 상대로 AI 메타버스 팩토리를 활용해 공정 효율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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