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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자식교육 전문가와 교육 전문가

최종수정 2021.07.22 13:49 기사입력 2021.07.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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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자식교육 전문가와 교육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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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신문에 낸 교육 칼럼에 "깜냥도 안 되시는 분이~"라는 비난 댓글을 봤다. 비난(깜냥)과 존칭(분)이 함께 있어 웃어 넘기면서도 전문성이 부족한 글은 아니었나, 독자를 이해시키는 데 실패한 글은 아니었나 돌아봤다. 우리는 글을 읽을 때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비춰 이해하고 판단한다. 모든 사람은 학교교육을 경험했고, 부모들은 자식을 통해 다시 한번 학교교육을 겪는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본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대학입시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어떤 부모들은 대학입시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들보다 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소위 교육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글에 할 말도 많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자식 교육을 통해 얻어진 전문성은 진정한 전문성이라 보기 어렵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들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적 기준과 관심의 대상이 내 자식이고, 내 자식으로 인해 습득된 경험과 지식에 기반을 둔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자식 교육 전문성으로 무장한 분들이 교육정책을 다루는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 의욕이 하늘을 찌른다. 학교교육, 자식 교육을 거치면서 경험한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요거 하나만 이렇게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교육전문가나 교육관료들은 왜 모르고 있는지, 그동안 여러 차례 건의했는데 왜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지 평소에 쌓아놨던 불만과 분노를 쏟아낸다. 교육 이기주의, 교육 마피아라는 격한 말도 오간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해진다. 자식 교육과 일반 교육은 다르고, 아이디어와 정책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교육정책만큼 복잡한 정책도 드물 것이다.

교육정책을 다루는 교육관료들, 교육예산을 다루는 경제관료들, 교육 관련 법률이나 조례를 만드는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들 중에는 학교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을 가진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아팠던 경험, 자식의 아팠던 경험이 교육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는 교육정책을 왜곡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 관련 법률을 만들고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분들은 자신의 학교교육 경험과 자식을 통한 교육 경험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나와 내 자식의 제한적 경험이기 때문이다.


교육정책의 대상이 되는 자식을 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식에 대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혹여나 내 자식에게 유리한 정책이나 제도를 만들려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학계에 회자되는 말 중에 공부 잘하는 큰아이가 고등학교 갈 때는 평준화를 깨자고 했던 교육학자도 공부 못하는 작은아이가 고등학교 갈 때쯤이면 평준화를 유지하자고 한다는 말이 있다. 실화인지 만들어낸 얘기인지 모르나,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내 자식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풍자하는 말임에는 분명하다.


자식들이 모두 성장해서 이미 학교교육을 거쳐 간 경우에도 문제가 될 소지는 여전하다. 자식 교육의 경험을 살려 제도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나, 자기 자식의 진로 설정에 유리했던 제도, 예컨대 외국인학교, 국제중, 자사고, 특목고 등의 개편과 폐지를 논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자식을 유리한 위치에 올려놓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내로남불 상황이다. 그럴 때는 침묵하거나 유보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전문가는 내 자식, 내 편뿐만 아니라 남의 자식, 반대 편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는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볼 줄 알아야 한다. 전문가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전문가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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