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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월 흘러도 반복되는 中企 인력 ‘미스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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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표들이 반드시 꼽는 어려움 중 하나가 ‘인력난’이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지금도 그렇다. "사람 구하기 정말 어렵다"는 그들의 고충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다. 일자리가 지방일수록, 업종이 제조업일수록 인력난은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청년들의 고충은 어떠할까. 신입생 때부터 취업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취업문은 좁다. 요즘 취업에 재수, 삼수는 기본이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미스매치’다.


미스매치의 이유 중 가장 큰 하나는 사회적 인식이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장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공무원이다. 대다수가 중소기업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 타박할 일만도 아니다. 간판, 브랜드, 배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특정인의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을 뿐더러 바뀌기도 어렵다. 청년들은 어릴 적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전문직을 갖거나 대기업에 취직해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배우며 자랐다.

둘째는 임금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5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임금(대졸 기준)은 연 7187만원이다. 30~99인 기업의 연간 평균 임금은 4960만원으로 2227만원 차이가 난다. 이 수치는 100인 미만 중소기업 연봉이 500인 이상 기업의 연봉보다 45% 적다는 걸 의미한다. 좁히기 어려운 상당한 격차다. 대개 기업의 연봉 수준과 복지·처우는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을 위한 최소한의 투자조차 꺼리는 중소기업도 있고 투자할 여력이 안 되는 기업도 많다. 결혼과 육아를 생각해야 하는 청년 구직자가 보육시설이 있거나 유연근무제가 가능한 직장을 선호하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 기업이 가지는 불확실성도 이유가 된다.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잠재적으로 실직, 실업과 같은 공포를 동반한다. 경영자에 대한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예전에 한 지인은 한 식재료 업체에 면접을 보러 갔다가 대표의 지시로 사무실에 걸려 있는 액자 벽면마다 부적을 붙이는 모습을 보고 질색하며 돌아섰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사장부터 임원, 팀장까지 모두 친인척이어서 발길을 돌렸다는 구직자도 있었다.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부족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취재 현장에 있다 보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우량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회사들을 많이 접한다. 이러한 기업들도 의외로 구인난을 겪는다. 이런 기업들은 대부분 사업에 에너지를 쏟다보니 효과적인 회사 홍보 노하우를 발휘하기 어렵다. 중견기업들 중에서는 이런 회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는 사람만 아는 보석 같은 기업도 있다.

사회적 인식과 임금·복지 등 처우는 하루아침에 개선되기 어렵다. 한 기업의 힘만으로 극복할 수도 없다. 다양한 제도 확대와 보완을 통한 사회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뿌리산업과 같은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분야는 외국인 근로자 수급 등 현실적인 대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해줘야 한다. 산업구조가 바뀌고 생활수준이 달라지면서 외면받는 일자리가 생기는 것은 어쩌면 필연이다. 또한 중소·중견기업일수록 고용 유연성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구직자들도 좋은 회사를 가려내야 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모두가 쳐다보는 좁은 문만 계속 쳐다봐선 답이 나오지 않는다.


김민진 중기벤처부장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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