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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is back"

최종수정 2021.06.08 09:57 기사입력 2021.06.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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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이순병 한국공학한림원 원로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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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첫 총리는 취임사에서 “공무원은 촛불혁명의 명령을 받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향해 합법적 대통령을 부정하냐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당시 이 분들의 말에는 진심이 어려있었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촛불혁명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살려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들은 듣기 거북했을 것입니다. 집권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게 혁명이나 쿠데타일테니까요.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7주기 메시지에서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소신과 집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성공하면 집념이지만 실패하면 아집이라 부릅니다. 스티브 잡스는 4차산업혁명에 크게 기여한 사람으로 기억되지만, 그가 유능한 경영자였는가에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결과가 정의롭더라도 과정의 옳고 그름은 따져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과정도 결과도 다 당초의 약속과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진실은 선한 것, 거짓은 악한 것이라는 관념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그런 윤리적 잣대를 선전선동의 도구로 쓰는 것을 경험하면서 진실과 거짓, 선과 악에 대하여 갖고 있던 관념에 회의를 갖기 시작합니다. 보수는 썩었고 진보는 깨끗하다는 생각도 변하기 시작합니다. 먹거리가 없어서 그릇이 비어있었을 뿐입니다.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먹거리가 생기면 조직은 부패합니다.


우리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댑니다. 반대로 스스로를 가진자들의 희생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일탈적 행동은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끼리 모여 정치집단화해서 종국에는 국가권력까지 잡습니다. 권력을 잡은 후에는 스스로에게 높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야 함에도 약자 코스프레를 계속합니다.


소위 '대깨문'들의 열광은 안개처럼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들의 믿음이 무능과 위선의 신기루였음을 자각하면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삶의 불편함과 고통이 나에게 다가오면 실존적 피해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열광 상태의 인간은 서슴없이 행동하지만 믿음이 사라지고 나면 자기가 한 행동을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 합니다. 문화혁명이 지나간 후 중국에서는 때린 사람과 맞은 사람이 길에서 만나도 서로 모른 척했다 합니다. 과거를 다시 꺼내기가 싫은 것이지요. 나라는 퇴보하고 인민들의 마음에 응어리만 남았습니다.

똑같은 물을 마셔도 뱀이 마시면 독이 되고,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됩니다. 학교에서 똑 같은 책으로 배웠어도 세상을 보는 시각은 타협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벌어집니다.


법철학자 하이에크는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국가인 소비에트연방이 설립될 때 23살이었고, 소비에트연방이 무너진 다음해에 사망했습니다. 사회주의체제의 흥망을 평생 지켜본 거지요. 그는 마지막 저서 ‘치명적 자만’에서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회주의는 지적 허세와 도덕적 위선을 부리면서 국민을 노예의 길로 안내한다고 썼습니다. 지금 정부에서 벌어지는 도덕적 위선을 보면서 하이에크의 통찰에 감탄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권력과 금력 또는 명예는 강제로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탐욕이 강한 사람은 어떤 제도에서든 다 가질 수 있다. 그렇게 자기 주변환경을 만든다. 지성이라든가 도덕성, 진실한 명예와 자비심, 사랑, 이런 거는 제도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함께 살면서 스스로 만든 틀이다.” 하이에크는 이걸 자생적 질서라 했습니다.


보수(保守)가 무엇인지에 대한 담론이 무성하지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한 구절이면 충분합니다. 세상은 변하면서 발전합니다. 그 큰 물줄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입니다. 씨간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오래 삭은 간장에 새로 담근 간장을 계속 부어서 맛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새로 담근 간장보다 덜 짜고 깊은 맛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조화(調和)라고 부릅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 양극화도 어떤 식으로든 완화될 것입니다. 백신 값을 내려서 가난한 나라에 보급하자는 주장이 매우 호소력을 갖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앞으로 제약회사들은 더 긴요한 약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협적이면서 현실적인 주장도 나옵니다. 분명한 것은 공급이 늘고 기술이 보편화되면 값은 저절로 내려간다는 겁니다. 가난한 나라에 보급이 늦어질 뿐입니다. 그래도 사회주의나 전체주의 체제보다는 더 빠르고 싸게 보급됩니다. 자본의 역사가 증명합니다. 영악하게도 자본가들은 수요가 없는 자본은 망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국민들은 보수정권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매우 비싸지만 소중한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위험하지만 한때는 동경했을 사회주의 실험으로부터 자유와 민주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은 좌우라는 이념 구분이 아닌 상식과 자유를 존중하는 국민국가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4·19혁명과 6월민주항쟁은 청년들의 희생 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피를 먹고 발전하는 시대가 아니라 소셜미디어로 이어진 동지의식이 역사를 바꾸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우리 정치에 큰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386의 좌경화가 보수적 수구세력에 대한 저항의 산물이었다면, 지금 20대는 386의 몽상적 이념과 수구적 부패에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혹자는 20대가 60대와 비슷한 보수성향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시대착오적 시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60대가 정(正)이라면 40대는 반(反)이고 20대는 합(合)입니다. 60대들이 할 일이란 20대들이 새로운 정(正)으로 온전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우리의 촛불시위 당시 외국인들은 자기나라에서 보지 못한 장면들을 목격했습니다. 그 많은 인파에도 살상이나 폭동은 없었고 집회 다음날 출근길 교통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휴지 버렸다고 경범죄로 처벌할 분위기도 아니었지만 스스로 치우고 간 겁니다. 법을 지키면서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 성숙한 시민의식이었습니다.


“문재인 정권 며칠 남았냐”는 농담 같은 질문에는 아주 중요한 민주적 함의가 깔려있습니다. 그냥 뒤집어 엎자는 식의 선동은 이제 이 나라에서는 먹혀들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참을 줄도 알고 법을 따를 줄도 아는 국민으로 성숙해 있습니다.


지난 4년 정치, 경제, 사회윤리가 다 무너졌다고 걱정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연안을 다니는 돛단배가 아닙니다. 적어도 10만톤급 대형 상선은 됩니다. 5년 단임 대통령제로 쉽게 무너질 나라가 아닙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험난한 시기를 헤쳐나갈 가장 중요한 3가지 자산, 즉 교육수준, 시민의식, 신기술창조 활용력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2차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잿더미가 되었던 독일과 일본이 지금 세계의 선두국가로 다시 서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앞날도 그럴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1월25일 트윗에서 "America is back"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포퓰리스트 대통령을 4년만에 교체했습니다. 한국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Korea i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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