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쓱nudge리더십] "나는 제대로 잘 들었는가?"는 강의평가 설문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자신을 생각하며 상대를 평가하자

[쓱nudge리더십] "나는 제대로 잘 들었는가?"는 강의평가 설문
AD
원본보기 아이콘


대학가에서 강의를 하고 나면 강의가 종료와 동시에 학생들에게 강의 만족도 조사를 한다. 대학에서 특강 시간에는 적게는 50여명부터 많게는 500여명의 규모의 인원이 듣는 경우도 종종 있는 데 약 2시간여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하며 안도의 숨을 내쉴 시간인데도 긴장하게 된다. 취업을 돕는 강의가 주종을 이루고 간혹 리더십, 인문학 등을 주제로 하여 지난 15년여 동안 치열하게 준비하며 전국 대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없어진 광경이지만 대규모인원 강의의 경우, 강의장 입구에서 행정직원이나 조교가 수업확인표라는 것을 나누어 준다. 출석표를 대신하는 용지이다. 지금은 전부 인터넷으로 조사한다. 일부 학교는 그 용지에 강의 내용을 메모토록 하여 수업에 집중도를 높이도로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출석용지에 강의 만족도 조사를 넣어 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강단에 강의 준비를 셋팅하고 나면 강의장 안을 배회하며 먼저 온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어떤 학생들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여념이 없다. 옆에 누가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삼매경에 빠진 경우도 많다.


그런데, 두 가지의 몹쓸 광경을 보게 된다. 하나는 시작도 하지 않은 강의의 만족도에 표기를 해 둔 것이다. ‘A,B,C,D,E’ 5등급 평가에 보통 B정도에 표기를 해 두었다. 어떤 학생들은 그냥 A라고 해 둔다. 그나마 강사에 대한 배려(?), 예의(?) 차원이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옆에 가서 “듣지도 않은 강의를 평가했네요”라고 하면 그때서야 흠칫 놀란다.


또다른 경우는 막무가내로 낮은 점수를 주거나 말로 꼬투리를 잡아 평가표에 기재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대개가 본인의 제대로 강의를 듣지 않은 경우라고 추정이 된다. 취업, 리더십 등에 대한 내용은 이론으로 정리되고 교재가 있는 강의가 아니다. 강의의 전후를 연결하며 게임이나 동영상 등을 엮어 가며 학생들이 움직이도록 진행을 한다. 손을 들고, 좌우와 대화로 연습하며 잠시라도 한 눈 팔지 않도록 준비하여 치밀하게 진행하는 편이다. 앞의 강의를 듣지 않고 중간중간 잘라서 들으면 오해하기 십상이기도 하다.

노트북이나 핸드폰으로 딴 일을 봤거나 졸다가 깨어 들으면 맥락이 연결되질 않고 뭔지 모르지만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들것이다. 인재를 선발하는 일, 취업의 관문을 뚫는 길은 스스로를 강하게 뛰어난 인재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강단에서 주는 지침은 최고 수준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으며, 강의 시간에도 쉴새없이 연습관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대답하기, 경청하기, 질문하기 등등이다. 일반 강의와는 확연하게 다른 방식의 수업 진행이라 양극단의 평가가 많이 나오는 편이었다.


그 방증으로 반대 방법으로 강의하고 난 경우의 만족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졸든말든 주위와 잡담을 나누든말든 개의치 않고 동영상을 많이 틀어주게 되면 만족도가 확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에 제안을 했다. 강사를 평가하는 설문 항목 바로 앞에다가 ‘난 강의를 제대로 들었는가? ‘A,B,C,D,E’를 쓱 집어넣자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무서운 말이다고 생각했다. 듣고 있던 교직원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맞장구를 쳤다. 일부 대학교는 다른 과목에도 그 항목을 넣어 학생들에게 스스로 되돌아보도록 하여 효과를 많이 보았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대개가 상대가 있는 일이다. 자기의 모습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더 고약한 경우는 우리가 실행 가능한 자원(Resources)을 감안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막 늘어 놓거나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 때마다 “지금 이 일은 자원 봉사활동으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조직에서 업무차원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여 누렸던 기준으로 말씀하시면 조금 곤란합니다.”며 대응한다.


지난 몇 일 동안 가까운 선후배가 모여 단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가 회비를 염출하고 몇몇 후배들의 봉사, 희생으로 진행되는 일정인데 나도 모르게 대접받던 시절의 언어가 맴돌았다. 흠칫하며 정신 차리기에 바빴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