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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작은 전기차에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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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작은 차를 홀대하는 인식이다."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의 대표 K씨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즉각 이렇게 답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 모자라는 보조금, 자동차 전용도로 운행을 가로막는 규제도 아닌, 작은 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니! 유럽여행에서 골목길을 누비는 정말 다양한 소형차들을 보며 부러웠던 필자로선 다소 놀라웠지만 이내 수긍이 갔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작은 차는 '계륵'이다. 크고 고성능인 차일수록 대당 단가와 수익이 올라가니 국내 완성차 업계는 대형 고급차에 집중한다.


자동차 업계와 사회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사회가 작은 차를 홀대하는 이유는 자동차를 개인보다 가족을 위한 재화로 인식하고, 자동차의 크기가 자신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도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큰 차가 더 안전하다는 인식도 많고, 소형차 경차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다른 큰 차들에 위협을 받는 경우도 없다고는 할 수 없으니, 여러모로 작은 차 선호도는 높지 않은 게 실상이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승용 자동차 판매대수는 165만7186대로 2019년(154만880대)보다 7.5% 늘어났다. 그러나 경차와 소형차는 10% 이상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소형차는 17만3418대가 판매돼 전년(19만7601대) 대비 판매대수가 12.2% 감소했고, 경차는 9만8743대로 전년(11만5218대) 대비 14.3%나 급락했다. 특히 경차는 8년 만에 연간 판매대수가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작은 차에 대한 선호도가 갑자기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환경에 대한 관심, 실용성, 낮은 구입비와 유지비 등 장점에 끌리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최근 취재를 하면서 접한 초소형 전기차도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초소형 전기차는 크기가 경차보다 더 작다. 최고 정격출력 15㎾ 이하, 배기량 250cc 이하, 무게 600㎏(승용) 이하, 속도 80㎞/h 이하, 길이 3600㎜·너비 1500㎜·높이 2000㎜ 이하로 1~2인이 탑승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케이에스티(KST)일렉트릭, 쎄보모빌리티, 마스터전기차 등 9개 업체가 생산중인데, 배송용이나 개인의 근거리용 세컨드카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유로(EU) L7인증'을 받아 충돌시험 등에서 안전성이 입증됐고, 차량 유지비는 하루 100㎞ 이상 주행해도 월 4만원의 전기요금이면 충분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지원받아 800만~9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운전도 주차도 편하다. 취등록세도 없고, 자동차세는 연간 13만원 정도면 되고, 주차비도 반값이다. 소모품이라고는 브레이크오일만 가끔 교체해주면 된다. 80㎞/h 이하의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자동차전용도로를 주행할 수 없지만,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어서 조만간 전용도로 운행도 가능할 전망이다.


작고 실용적인 초소형 전기차가 지금보다 더 보편화되면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환경 오염도 줄어들고, 도심의 교통흐름도 좀더 원활해지며, 주차난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소형차를 홀대하지 않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세계적 수준의 한국 자동차생산 기술이 집약된 멋지고 작은 차들을 만들며, 이 차들이 우리 땅을 누비고 세계 곳곳으로 팔려 나가는 첫걸음이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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