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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원자재 슈퍼사이클 왔는데, 정부는 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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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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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한국광물자원공사(이하 광물공사)가 26년간 공들인 호주 화이옹 유연탄 광산을 매각키로 했다. 호주 현지법인이 갖고 있는 와이옹 유연탄 광산 지분 전량(82.25%)을 매각한다는 입찰공고를 낸 것이다. SK네트윅스(8.5%), 경동(4.25%) 지분도 함께 매각키로 했다. 입찰서류 제출 기한은 이달 22일까지다.


호주 시드니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와이옹 광산은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선 ‘알짜 광산’으로 통한다. 총 유연탄이 13억 8000만t 매장돼 있지만 현재 서부광구만을 대상으로 개발계획이 수립돼있고, 이 지역 가채광량은 약 1억 5000만t 이다. 현재 시세로 일부 광산가치만도 135억달러, 약 15조 800억원(1억 5000만t에 t당 가격 90달러를 곱한 수치)이며, 연간 생산량은 최대 500만t이다. 또 광산과 불과 70㎞ 떨어진 곳에 뉴캐슬항이 있어 수출과 운영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광물공사는 지난 26년간 와이옹 광산 개발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쏟았다. 김영삼 정부때인 1995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정부에서 탐사권을 획득한 이후 2005년에는 글로벌 자원업체 BHP빌리턴으로부터 지분 78%를 당시 금액으로 1640만 호주달러(137억원 상당)에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이명박 정부때인 2011년에는 개발 승인불허 통보를 받았지만 필자가 항의단 대표로 나서 다시 살려 놓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에는 주 정부로부터 개발 허가 승인을, 2019년에는 드디어 연방정부 환경영향 평가 승인을 얻어냈다. 이제 개발해 생산만 하면 되는 상태다. 이렇게 공을 들인 광산을 매각하겠다는 이유는 광물공사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자산을 전부 매각하겠다는 정부 방침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억 2000만t의 유연탄을 수입했다.


광물공사는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 전량(30%)도 최근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억 5400만 달러(현금 1억 2000만달러+부채 탕감 3400만달러)로 투자비용 대비 회수 금액이 63%에 불과하다. 현재 구리가격은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한 해 구리 182만t을 수입했고, 금액으로는 34억 4800만 달러(약 3조 9014억원)어치다. 구리는 2차전지 배터리와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서 사용된다. 정부는 산토도밍고 광산 매각 외에 광물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마다카스가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멕시코의 볼레오 구리광산, 파나마의 꼬브레 파나마 구리광산도 매각키로 했다.

일본의 경우 최근 스미토모상사가 캐나다 최대 광산업체인 텍리소시스와 칠레 북부 타라파카 지역의 케브라다 블랑카 구리광산 2단계 개발에 총 47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케블라다 블랑카 구리광산은 올 하반기부터 28년간 연평균 94만 6000t의 구리 정광을 생산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일본 기업들과 전기차 배터리 제조부문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기존의 해외 광산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지만 정부방침은 변하지 않고 있다. 해외자원개발에는 오랜 기간과 전문적인 기술, 경험이 필요하다. 광물공사가 와이옹 광산 지분을 사들이고 채광허가를 승인 받는데 24년 걸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10~20년 걸리는 국가 자원사업을 5년 정권이 뒤집어선 의미있는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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