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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명화도 클래식도 처음이지?…'藝린이'들을 위한 입문서

최종수정 2021.04.16 11:29 기사입력 2021.04.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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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명화도 클래식도 처음이지?…'藝린이'들을 위한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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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봄’을 들으며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비발디의 ‘사계’가 유명한 이유는 물론 아름다운 선율 때문이다. 하지만 비발디가 썼다고 추정되는 소네트의 친절함도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 소네트는 보통 14행의 짧은 시로 이뤄진 서양 시가를 뜻한다. ‘봄’에는 "봄이 왔다. 새들은 즐거운 노래로 인사를 한다"로 시작하는 소네트가 쓰여 있다. 이처럼 곡을 들을 때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면 어려운 클래식 음악이 훨씬 친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의 글쓴이 윤지원은 첼리스트다. 그는 예술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하면서 음악과 미술을 함께 공부한 것이 뜻밖의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미술을 알게 되니 그동안 해온 음악도 더 잘 이해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은 클래식 음악을 미술과 연관지어 설명한다. 16~17세기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1571~1610)의 그림과 협주곡(콘체르토·concerto)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카라바조는 배경을 어둡게 처리한 뒤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스포트라이트가 비친 듯 밝게 그렸다. 극적인 효과를 표현한 것이다. 빛을 강조하기 위해 어둠도 함께 사용하는 기법인 테너브리즘(Tenebrism)은 카라바조로부터 영향받았다.


‘사계’ 같은 콘체르토는 관현악단과 독주자가 함께 하는 연주를 뜻한다. 콘체르토는 ‘협력하다’와 ‘경쟁하다’라는 상반된 두 뜻을 지닌 단어다. 관현악단과 독주자가 경쟁하고 협력하며 서로 더 돋보이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쓴이는 관현악단 반주가 전체 음악을 받쳐주는 어둠에, 독주자의 경우 전면에서 부각되는 빛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콘체르토를 카라바조의 그림과 연관시킨다.

저자는 독일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1774~1840)의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에 대해 낭만주의 음악과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낭만주의 음악은 이성이나 합리성이 아닌 인간 내면의 감정을 표현코자 했다. ‘안개 낀 바다 위의 방랑자’에는 높은 바위 위에서 안개 낀 바다를 내려다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표현하는 방식만 다를 뿐 미술과 음악은 인간의 정서를 다독여준다는 점에서 결국 한뿌리다. 그래서 화가와 작곡가는 서로 교류하며 영감을 주고받기도 했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는 ‘피아노의 시인’ 프레데릭 쇼팽(1810~1849)과 절친이었다. 루브르 박물관이 소장 중인 쇼팽의 초상화는 들라크루아가 1838년 그렸다. 원래 들라크루아가 쇼팽과 쇼팽의 연인인 소설가 조르주 상드(1804~1876)를 함께 그렸으나 나중에 상드와 쇼팽의 그림이 분리돼 각각 팔린 사연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화가 바실리 칸딘스키(1866~1944)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1874~1951)의 연주회에 초청받아 연주회에서 느낀 감상을 스케치해 그림으로 남겼다.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프랑스 작곡가 에릭 사티(1866~1925)와 친구였다.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륵스키(1839~1881)는 요절한 절친 화가 빅토르 하르트만(1834~1873)의 유작전에서 얻은 영감으로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피아노곡을 남겼다.


글쓴이는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을 예술 입문자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라고 설명한다. 판형이 작아 부담없이 들고 다니며 어디서든 읽기에 좋다. 하지만 책에 실린 도판도 작아 명작들을 감상하는 데 아쉬움이 남는다.


(음악이 흐르는 미술관/윤지원/미술문화)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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