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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규의 7전8기]영업용 부동산 매각에 내몰리는 회생기업

최종수정 2021.04.09 13:40 기사입력 2021.04.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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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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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로 구조조정하려는 상당수는 중소기업이다. 대부분 보유자산이 없고, 자산을 보유했어도 회생절차를 진행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보유자산이 비(非)영업용 부동산이면 매각해 채무변제를 할 수 있지만, 영업용 부동산(공장용이나 매장용 토지·건물 등)은 매각이 곧 폐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영업용 부동산은 대부분 회생절차개시신청 전에 담보권이 설정돼 있다.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중소기업들은 영업용 부동산을 보유하며 경영을 계속하되,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기간 동안 담보권(회생담보권)을 분할 변제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을 수립하려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담보권자(회생담보권자)의 조기 변제 요구로 회생절차 진행 초반에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해 담보권을 변제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을 작성할 수밖에 없다. 회생계획이 인가되려면 회생담보권자의 의결권 총액의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러한 동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조기 매각에 따른 변제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생절차는 기본적으로 보유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변제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산은 그대로 유치한 채 사업을 계속하면서 장래에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변제하는 제도다. 담보권자의 요구에 따라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고, 당연히 회생계획에 따른 변제도 불가능하다. 그러면 회생계획은 수행할 수 없고, 결국 회생절차는 폐지될 수밖에 없다.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면서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기존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고 좀 더 저렴한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전한 후에도 전과 같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면, 기존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해 담보권을 변제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의 영업용 부동산 이전은 곤란한 점(허가나 민원 등)이 많아 적절한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매각 후 재임대(Sale & Lease Back) 방식을 이용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해야 담보권의 변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면 중소기업의 생산·영업기반이 상실돼 회생가능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은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하더라도 생산·영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해당 부동산을 다시 임차하는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은 기업의 신용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해 부채상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새로운 영업용 부동산을 찾아야 하는 부담과 이전비용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임차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인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적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고, 영업현금흐름 창출로 5년 내에 매각한 자산의 재매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자산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의 자산을 인수한 후 5년간 임대를 보장하고, 임대기간 종료 3개월 전까지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계속기업의 유지를 지원하는 것이다. 영업용 부동산을 매각해 담보권에 대한 변제재원을 마련하면서도 기업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전대규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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