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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코스톨라니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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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1. 지난 2일 자동차 부품업체 서연이화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모피업체 진도는 23% 넘게 급등하며 마감했다. 3일에는 서연이화의 계열사인 모베이스전자가 상한가를 갔다.


#2. 삼성전자는 50대1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7만원을 돌파했다(3일 장중기준). 액분 전 기준으로 하면 무려 350만원 돌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처음으로 10만원 고지를 넘어서더니 3일에는 11만원대로 올라섰다.

코로나 19로 경제가 어렵다는데 주식시장은 연일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4일 2700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어느새 1900조원을 넘었다. 코스닥지수도 900선을 깼다.


증시가 급등하며 많은 투자자들이 콧노래를 부르고, 주식을 안하던 사람들까지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예탹금은 연초 30조원이 안되던 것이 어느새 65조원을 넘었다. '주식을 안 하면 바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올해 주식시장에서 제법 쏠쏠한 수익을 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장에서도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본인이 투자한 종목의 하락에 괴로워한다.

왜 그럴까. 이번 시장 상승의 주역은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최근 한달간 삼성전자는 5만7000원대에서 7만원대 수준으로 올라섰고, SK하이닉스는 8만원에서 30% 이상 올랐다. 시총 420조원(삼성전자), 80조원(SK하이닉스)짜리 종목의 움직임치고는 강렬했지만 하루에도 30%를 우습게(?) 오르는 종목들에 비하면 굼뜬 움직임이다.


빨리 더 큰 수익을 내고픈 투자자들은 상한가를 갈만한 종목을 찾는다. 지난 2일과 3일 서연이화와 진도 등을 급등시킨 재료는 엉뚱하게도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내린 직무배제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여 윤 총장이 업무에 복귀한 것이 주가 폭등의 모멘텀이 됐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들은 이른바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이다. 테마주의 면면을 보면 역시 다른 정치 테마주와 연결고리가 비슷하다. 서연이화는 검사 출신의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진도는 올해 임명한 사외이사가 윤 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몇 년간 실적이 부진하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서연이화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81억원, 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3분기까지 18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진도는 2018년 56억원 흑자에서 2019년 27억원 적자로 돌아선 후 올해도 3분기까지 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모베이스전자도 당기순손실이 2018년 169억원, 2019년 99억원에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69억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21조7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 19조8000억원을 넘기며 지난해 이익을 훌쩍 넘을 기세다. SK하이닉스는 순이익이 지난해 2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3분기까지만 해도 3조원에 육박한다.

물론 삼성전자 같은 대형주 투자는 정답이고 테마주 투자는 오답인 것은 아니다. 단기수익률은 테마주가 좋을 때도 많다. 문제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 폭등의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돼있다는 점이다.


"개(주식가치)를 데리고 산책을 나갈 때, 개가 주인(기업가치)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는 있어도 주인을 떠날 수는 없다."(앙드레 코스톨라니)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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