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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경제읽기]확 커진 음식 배달시장…신선식품 즉시배송 등 결합·제휴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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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료 배달 2년 연속 두배 성장
세계 배달시장도 인수합병 활발
음식료 넘어 상품으로 배송 확대
B마트 이어 요기요 스토어 설립
정부도 '공유주방' 소상공인 지원

지난해 12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40억달러, 우리 돈으로 4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에는 독일 회사가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배달 앱 하나를 인수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최근 나오는 수치를 보면 당연했다.


지난해 치킨ㆍ피자를 포함한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이 9조7365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85% 증가했다. 2018년에도1년 전에 비해 규모가 93% 늘었으니까 2년 연속 두 배 가까운 성장을 한 셈이 된다. 올해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더해졌다. 모바일빅데이터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월간 배달 앱사용자가 7월에 비해 25% 증가했다. 한 사람당 월평균 앱 사용시간도 1.03시간에서 1.28시간으로 늘었다. 이렇게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5조원 가까운 돈을 주고 회사를 인수해도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세계 배달 시장은 상위 몇몇 기업을 중심으로 인수와 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광고비 등 비용을 줄이고 시장의 지배력을 키워 새롭게 참여하는 경쟁자를 막기 위한 조치인데 이런 후속 효과까지 감안할 때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게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배달시장은 음식료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음식점은 자체 배달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비용이 많이 들고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지만 대체할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이륜차를 보유하고 있는 배송업체에 배달을 의존하는 음식점이 늘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2018년 1월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3.8%에 불과했던 음식서비스 거래가 올해 4월에는 10.5%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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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장 확대는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차량 공유회사로 유명한 미국 우버의 경우 2분기 차량 공유 매출이 30억달러에 그친 반면 음식 배달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0%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가맹점 역시 50만개로 늘었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쇼핑과 결제, 배송, 추적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해 배송 사업에 나서고 있다. 영국 최대 배달업체인 저스트잇(Just Eat)을 인수한 네덜란드 회사 저스트 잇 게이트웨이(Just eat gateway)의 경우 상반기에 매출이 270% 증가해 처음으로 2700만 유로의 이익을 올렸다.


앞으로 배송 산업은 어떻게 될까? 지금도 소비자들은 쿠팡의 로켓배송, SSG.com의 쓱배송 등 각 사업자들이 시행하고 있는 새벽 배송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그래서 또 다른 배송 수요가 있겠나 싶겠지만 더 편리한 배송서비스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형태는 이렇다. 지금은 배달 앱이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에서 배달음식을 받아다가 주문한 사람에게 전달하는데 그치지만 이런 배송 형태가 다른 신선식품이나 상품까지 확대된다. 그러면 많은 제품의 배달 시간이 30분에서 길어야 1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B마트'가 배달의민족이 직접 매입한 상품을 비슷한 형태로 판매하고 있고 요기요도 주요 유통업체와 제휴해 '요기요 스토어' 설립을 계획 중이다.


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받아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처럼 상품을 받아올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생산 공장에서 물건을 받아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시간과 경비 모두가 많이 들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달 회사들이 오프라인에 거점을 가지고 있는 대형 마트와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대형 마트는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상품군을 가지고 있는 데다 충분한 재고까지 보유하고 있어 어떤 수요에도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배달회사가 서울에 29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이마트와 제휴할 경우 배달회사는 가까운 이마트에서 물건을 받아다 주문 고객에게 빨리 전달해 줄 수 있다. 그러면 이마트는 매출이 늘어서 좋고 배달회사는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좋게 된다. 아직 이런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없지만 멀지 않은 시간에 첫 번째 회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다한 경쟁으로 월평균 매출액이 2016년 상반기 3870만원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3300만원대로 낮아졌다. 반면 대출액은 2008년 110조원에서 최근에 270조원까지 늘었다. 작년에 연간 대출액 증가율이 16%까지 올라갈 정도였다. 여러 형태로 비용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한데 배달산업이 자영업자 수익 개선에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배달 산업을 소상공인 정책의 하나로 보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 하나의 주방 공간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이용하는 '공유주방' 제도다. 이 제도가 자리잡을 경우 개별 사업자는 요리와 판매를 위한 공간을 따로 보유하지 않아도 돼 창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10평 규모의 분식점의 경우 단독으로 차릴 경우 임차료, 인테리어, 주방설비, 배달 대행 비용 등 최소 1억원이 들어가지만 이를 매장을 제외한 4평 규모의 공유주방으로 대체하면 기존 비용의 20%만 들이고도 분식점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음식을 배달 서비스를 통해 수요자에게 공급하면 비용은 더 줄어든다. 이 사업형태가 자리잡을 경우 지금까지 영세 사업자들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대형상권에 소규모 상인들이 들어갈 수 있는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여기에 기업이 배달 앱 사용자의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해 가입 점포들에게 제공할 경우 효과가 더 커진다. 가입부터 주문까지 사용자 행동에 관한 모든 사항을 추적할 수 있어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인 장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음식료품은 전자상거래가 가장 부진한 부문이었다. 작년 전체 매출 중 전자상거래를 통한 배달은 가전이 45%, 의류가 31%였던 반면 식료품은 15%에 지나지 않았다. 소비자가 식료품의 신선도를 확신할 수 없어 나온 현상인데 코로나19로 배달수요가 늘면서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사라질 수 있게 됐다.소비자의 심리적 부담이 없어진 만큼 코로나19가 사라진 후에도 배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유지될 걸로 보인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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