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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인구프리즘]돈+건강+여유있는 '요즘 어른'은 뭘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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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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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는 세계적인 장난감메이커로 인구충격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추정대로라면 출산감소는 유력고객(어린이)의 덩치축소를 뜻한다. 시장위축ㆍ실적악화로의 진입이다. 인구변화가 본격화되며 위기감은 고조됐다. 타개책은 '어린이→고령자'로의 고객전환. '고령자+장난감'을 연결시킬 뭔가가 절실했다. 요즘어른의 예방의료에 주목했다. 실험은 통했다. 장난감으로 신체ㆍ정신력을 높이자는 안티에이징을 설득했다. 운동효과를 위해 칼로리까지 표시했다. 어른손에 맞춰 크기를 키웠고 설명서도 확대해 노안대비에 맞섰다. 손자와 즐기는 장난감이란 소구로 내리사랑의 구매수요까지 자극했다. 섬세한 생활관찰과 발상전환이 새로운 욕구발굴에 성공한 셈이다.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요즘 주목받는 성공모델의 한축은 시니어산업이다. 20년에 걸친 실패경험이 한몫했다. 반다이 말고도 사례는 많다. 유명한 여행대리점 HIS도 요즘어른이 사실상 먹여살린다. 유력상대인 JTB와의 경쟁을 돌파하고자 어른고객에 주목한 덕분이다. 출발은 고정관념의 탈피다. 현역인구, 특히 청년세대 중심의 젊은 이미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여행사의 유력한 판매수단인 전단지 레이아웃은 어른고객 친화적으로 바꿨다. 각종정보를 총망라해 복잡ㆍ세밀하게 구성한 정보종합형 전단지로는 어른고객을 설득할 수 없어서다. 현역인구야 종합정보가 좋아도 고령고객은 다르다. 많은 여백에 적은 글자와 특징만 강조한 걸 선호한다고 봐 마케팅에 녹여냈다.

건담 프라모델로 유명한 일본 반다이
출산감소로 인한 인구변화로
유력고객 줄며 위기감 고조됐지만
'장난감 조립=안티에이징'
고령자 겨냥 마케팅으로 위기타개

일본은 요즘어른이 대세다. 한국보다 빨리 가처분소득ㆍ구매력을 갖춘 달라진 어른시장이 펼쳐진 결과다. 한국도 곧 어제어른과 완전히 달라진 신인류적인 요즘어른의 대량등장이 예고됐다. 간병ㆍ의료에만 천착해선 곤란하다. 내향ㆍ폐쇄적인 노년생활은 설땅이 없다. 유력한 소비주역은 새로운 어른소비가 이끈다. 힌트는 나왔다. 달라진 베이비부머가 2020년부터 65세에 진입한다. 시나브로 요즘어른의 본격화다. 은퇴이후의 뒷방퇴물을 거부하고 중년ㆍ현역지향의 소비주역으로 잔존해 내수시장을 주도한다. 요즘어른은 '고령화+단신화+무직화'에서 '경제력+신체력+시간력'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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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례는 적잖다. 늙어갈수록 라이프패턴은 달라진다. 이 미묘한 변화에서 신시장은 개막된다. 대표적인 게 아침을 활발하게 보내려는 트렌드다. 스포츠ㆍ레저시설이 적극적이다. 오픈시간을 당겨 이들의 새벽활용에 대응한다. 탁구장(업티탁구스테이션)은 아침부터 교습한다. 주택가의 전통음악ㆍ피아노 등 교습소도 아침형 요즘어른에 맞춰 서비스를 강화한다. 볼링장(라운드원)은 주말ㆍ휴일아침 5~8시에 할인해줘 요즘어른의 수요를 확인했다. 노래방(후쿠오카노래방)은 아침 6~12시 풀타임에 400엔 마케팅으로 화답한다. 아침식사까지 포함한 690엔짜리 할인권은 발매이후 매진사태다. 국민밥집 규동체인도 아침수요에 꽂힌다. 아침산책길에 밥을 먹도록 맞춤메뉴를 선뵀다. 뷔페체인(코코스)은 평일ㆍ주말가격을 달리해 요즘어른의 평일방문을 유도했다. 수제 빵 등 신선요리로 대응한다.


시장ㆍ기업반응은 적극적이다. 고정관념을 깬 '새로운 어른시장'의 탄생이다. 고객규모의 양적증대만이 아니라 달라진 질적변화에 맞춰 요즘어른을 분석한다. 새로운 어른시장의 소비규모가 60%에 달하기에 결코 놓칠 수 없다. 길게 봐 새로운 어른의 주도문화를 리드, 거대한 인구변화에 직면한 해외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 기업은 요즘어른을 연구하는 전문부서를 만들었고, 몇몇은 시장선점을 위해 대량의 광고홍보와 차별적인 사업모델을 실험한다. 대체적인 접근자세는 △시니어ㆍ정년ㆍ은퇴ㆍ세컨드라이프 등 기존의 노인키워드 배제 △향후인생에 희망을 던져주는 '인생 지금부터'라는 감각제시 △동년배의 유명인물로 발신효과를 키워 새로운 어른모델의 제시 등으로 압축된다.


여행대리점 HIS도 어른고객주목
복잡·세밀한 전단지보다 적은 글자로
특징만 강조해 효과

올해 65세 진입한 한국 베이비부머
기존 어른과 달리 경제력 높아
고정관념 깬 '새로운 어른시장' 탄생

그렇다면 새로운 어른이 관심을 갖는 소비지점은 뭘까. 관련된 키워드는 대개 이렇다. 3세대 커뮤니케이션, 부부만의 공유사치, 온라인(컴퓨터ㆍ휴대폰 등) 활용급증, 돈 걱정 없는 생활, 남편만의 아내신뢰, 식생활 우등생(삼시세끼의 기대ㆍ만족감) 등이다. 현재건강ㆍ향후질병의 불안감, 세대교류 강력의지, 정년이후 남자로망, 성숙에서 센스, 부부관계 개선, 저축노인에서 투자소비, 소식에서 육식으로의 조류도 뚜렷하다. 동시에 미디어로의 발신주체, 사회공헌 엘더, 조용한 노후에서 라이프스트일의 창조자로, 여행은 명소관광에서 아내우선 자유체제로, 간병불안에서 간병예방으로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이밖에 손자바보에서 손자친구로, 중고령여성의 자기폭발 레이디성, 시니어를 거부하는 당사자성, 효도선물은 가족동반식사 등도 요즘어른의 새로운 현상이다. 새롭게 부각되는 이들 몇몇 키워드만으로도 요즘어른의 달라진 소비지향은 확인된다.

한국은 아직이다. 요즘어른과 관련한 이렇다할 실험 혹은 모델은 적다. 이제부터 하나둘 힘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2020년 올해부터 요즘어른의 등장이 본격화된다. 시작은 미약하나 확연히 달라진 중년소비를 보건대 요즘어른의 주도ㆍ잠재력은 크다. 50%에 육박하는 상대빈곤율로 고전하던 옛날노년이 아니다. 덩치도 크고 돈도 많으며, 건강하고 다양해진 새로운 인구집단이다. 광의의 베이비부머(1955~75년생, 1,700만명)는 이미 은퇴연령인 60대 중반에 진입했다. 만액조건을 갖춰 상당액의 국민연금을 받으며 2030년 75세로 착착 진입한다. 이들 요즘어른과 접촉빈도를 높이며 사업모델을 수정ㆍ확대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셈이다. 생존ㆍ성장발판으로 유력하다.


시도는 있다. AK플라자(분당점)은 최근 시니어고객을 위한 전용스터디클럽을 개업했다. 백화점 업계최초다. 50~70대 매출이 40%에 육박하자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아름다운 인생학교'를 설치했다. 심리학, 일본어, 서양미술사 등 강좌개설 후 등록자는 증가세다. 매출효과도 실현됐는데, 수강생 평균구매액이 일반회원보다 높다. 실버편집숍에 실패한 롯데백화점은 젊고 날씬해 보이길 원하는 요즘어른의 심리를 읽고 체형보정청바지로 반전에 성공했다. 내용은 실버라도 포장은 젊음으로 치환한 게 먹혔다. 돋보기ㆍ안경줄 등 시니어 전용상품에 유니크한 디자인을 덧입혀 기능적 물건에서 패션아이템으로 진화, 올드이미지를 없앤 사례(이플루비)도 요즘어른의 기호와 감성파악에 성공했다. 이렇듯 요즘어른은 착실히 발굴ㆍ확산된다. 한국에 큰 장이 설 날도 머잖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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