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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큐,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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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형마트 1호점은 1993년 이마트가 서울 창동에서 시작한 매장이다. 미국의 월마트와 프랑스의 까르푸가 각각 1960년대 시작했던 시점을 감안하면 30년, 즉 한 세대나 늦게 한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27년간 한국인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고 현재 한국의 오프라인 소매 산업을 대표하는 매장이 되었다. 특히 대형마트는 '항시 최저가'와 수만 개에 육박하는 '다양한 상품'의 표준매장으로 전국 500여곳에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의 민주화'를 달성한 것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마트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대형마트 업체들의 매출이 정체되면서 본격적으로 쇠퇴기에 접어드는 것이 아닌지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필자는 대형마트가 그동안 가성비 높은 서비스로 한국인들의 행복감과 가처분소득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아래 3가지 오해도 이제는 불식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첫째, '대형 마트의 출현으로 지역 상권에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주장은 오해다. 물론 특정 지역에서 동일 품목을 취급하는 도소매업에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대형 마트는 지역사회에 좀 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주변 상권에 낙수효과를 발생시키며 지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향상시킬 수 있다. 빅데이터 상권 연구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국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위치한 특정 상권에서 대형 매장과 주변상권은 모바일과 디지털 채널이라는 경쟁자와 싸우는 동반자임을 알 수 있다. 대형 매장이 영업하면 동시에 주변 소매점, 음식점, 전통시장 매출도 동반 상승했고 주거지역 지가가 상승하고 주변 환경이 개선되었다.


둘째, '대형 마트가 출점하면 인근 상권이 망가진다'는 가설도 과거에는 부분적으로 '참'이지만 지금은 '거짓'에 가까운 주장으로 변했다. 디지털 시대 유통 비즈니스의 성장판이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 경제는 파이프라인 경제이다. 제조, 물류, 마케팅, 판매, AS 등의 부가가치 사슬 중 하나에 특화하면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급성장하는 디지털 경제에선 생산과 유통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생산, 유통, 소비를 한군데 모은 통합 플랫폼 경제가 새 성장판이 되고 있다.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또는 오프라인과 디지털 대결 구도에서 시장을 보아야 더욱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진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유통이 중심이 돼 생산업체를 혁신시키고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시킨다.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 등 대형 혁신 매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사회,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미팅 포인트, 즉 플랫폼이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대형 마트 출점을 규제하면 전통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오해다. 대형 마트 규제는 결코 소비를 촉진할 수 없다. 규제를 통해 혁신 매장이 출점과 영업을 제한 받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전통시장과 중소상인 매장을 찾기보다는 쇼핑을 포기하거나 편의점 혹은 모바일 쇼핑이라는 대안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전통시장 활성화는 상생정책과 도시재생 사업과 같은 인센티브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신규 매장을 출점한다는 것은 유통업체 입장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창업'이자 '신상품 개발'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유통업에서 신규 매장은 제조업에서 '혁신 제품'과 동의어이다. 새로운 업태와 포맷을 가진 매장들이 자유롭게 출점되어야만 혁신이 가능해지고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기업들이 신규 매장에 투자해야 소비가 촉진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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