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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존슨은 처칠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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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보리스 존슨이 그의 전사 영웅 윈스턴 처칠로 등장할 때가 왔다."


영국의 일간지 더선은 이달 중순 총리 취임 발표를 앞두고 슈퍼히어로처럼 하늘로 솟아오르는 존슨 당시 후보의 모습을 담은 만평 하나를 공개했다.

영국을 상징하는 빨간색 공중전화부스 안에서 나름의 '변신(?)'을 마치고 출동하는 존슨 총리는 기본 정장에 트렌치코트, 나비넥타이 차림을 하고 있다. 중절모를 눌러 쓰고 담배를 입에 문 모습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영국의 전설적 총리 처칠을 연상시킨다. 만평 속 존슨 총리의 심각한 표정 또한 본인이 나치와 아돌프 히틀러에 맞서는 역사 속 처칠이 된 양, 이른바 '덩케르크 정신'으로 가득해 보인다.


새 총리를 맞이한 영국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역사적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국가적 기로에 설 때마다 '처칠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를 입버릇처럼 반복해온 현지 언론들은 새 내각 출범과 함께 너나 할 것 없이 역사 속 처칠을 소환 중이다. 향후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어떻게 이행하느냐에 따라 처칠과 비교되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총리 중 한 명'이 될 수도, 역사책에서 각주에 지나지 않을 '괴짜 정치인'에 그칠 수도 있다는 평가다.


유독 처칠에 대한 언급이 잦은 것은 존슨 총리가 과거 '처칠 팩터'를 출간했을 정도로 유명한 그의 추종자이기 때문이다. 특유의 태도와 위트부터 EU에 대한 구상까지 책 구석구석에서 처칠과 자신의 공통점을 찾고자 한 흔적들은 출간 당시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더선은 "존슨은 항상 처칠과 그를 동일시해왔다"고 평가했다.

"만약도, 예외도 없다"며 "죽기 살기로(do or die)"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최근 존슨 총리의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언어로 들리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발언을 할 때마다 1940년대 "영국이 결국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면 우리 모두 땅 위에 쓰러져 자기 피로 질식해 죽은 후라야 한다"는 처칠의 연설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과거 대영제국의 환상과 덩케르크 정신에 대한 집착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아무런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은 단순히 영국과 EU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존슨 총리가 '광신자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도 없고 화제를 바꾸지도 않을 사람'이라는 처칠의 또 다른 명언부터 기억하길 바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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