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고] '친환경 에너지' 태양광 발전에 남은 숙제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2017년 폐기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폐기물의 86.4%는 재활용됐다. 이 정도의 재활용률을 보이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다. 2013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가별 생활폐기물 재활용률 순위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독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니 재활용 분야에서 선진국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이렇게 높은 재활용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일까? 성과의 바탕에는 재활용 정책 설계의 기본 원칙이라 할 수 있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ㆍ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가 있다.


EPR 제도는 말 그대로 제품 생산자에게 재활용 책임을 부여한다. OECD는 EPR를 소비 후의 제품 순환 체계까지 생산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라고 정의했다. 즉 EPR는 폐기물 수거뿐 아니라 분리ㆍ선별 및 재활용까지의 제반 과정을 생산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 올해 기준으로 냉장고, 세탁기, 휴대전화 등 39종의 제품과 페트병, 금속 캔 등 4종의 포장재가 EPR 대상 품목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폐기되는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다 보니 EPR 제도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제도화해나가야 한다. 최근 태양광발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태양광 폐패널의 환경적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태양광 패널의 중금속 함량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환경 위해성이 높은 지정폐기물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폐기되는 패널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다면 그로 인한 환경 부하가 증가할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폐기되는 태양광 패널의 양이 2020년 191t, 2023년 9665t, 2030년 2만935t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이 수명을 다해 폐기물이 급격히 발생하기 전에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양광 패널을 재활용하면 여러 가지 편익이 발생한다.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패널의 양을 줄여 환경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다. 태양광 패널에서 알루미늄, 유리 등의 원자재를 회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값싼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

정부는 태양광 패널이 폐기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재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폐자원의 관리를 위한 수도권 '거점 수거센터'의 설계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영남권, 호남권, 충청권에도 권역별 거점 수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 재활용 기술 개발과 재활용산업의 육성도 중요하다. 태양광 패널 재활용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태양광 패널에서의 원료 회수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그 성과물을 민간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도 EPR 품목에 포함시켜 체계적으로 수거ㆍ재활용되도록 관리 체계를 개선해나갈 것이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태양광 에너지 확대 보급에 대한 찬성 비율이 67.9%, 반대 비율이 9.2%로 나타났다. 많은 국민이 태양광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생산 비용이 화력발전, 원자력발전보다 높음에도 국민이 태양광발전을 지지하는 것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국민의 열망 때문일 것이다. 태양광 패널이 폐기 단계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응원 열기도 점점 식어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태양광발전이 자원의 순환에도 기여하는 친환경 에너지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날을 기대한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




.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