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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까지만…서울 땅은 밟지 않은 北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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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관계 꿈틀대지만 판문점서 멈춰선 남북
김정은, 이희호 여사 조문단 서울 파견 안 해
김여정 통해 조화·조의문 "판문점서 수령하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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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미는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가면서도, 대화를 위한 접점은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문제는 남북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근신설'에 휩싸였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격 등장하며 다시 한번 남북의 메신저로 나섰지만, 그의 발걸음이 판문점에서 멈춰 섰다는 점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 성사가 여전히 쉽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지속된 교착 국면 전환을 위한 청신호를 밝힌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는 소식을 공개하며 톱다운식 북·미대화 재개의 불씨가 지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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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기싸움을 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핵화'나, '제재 해제', '대화 속개' 등의 내용은 담지 않으면서 대화와 제재에 애달아 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고 오히려 의연한 척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매우 멋지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 수신 사실을 공개한 하루 뒤이자 6·12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는 12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북한과 매우 잘 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서두르지 않겠다.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며 대화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밝힌 "올 연말까지는 3차 북·미회담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힌 시한에 구애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는 정상간 톱다운이 아닌 실무협상에 무게를 뒀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이어가고 싶고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일년이 됐고 북·미관계가 탈바꿈한 것 같다"면서 "우리는 항구적인 평화 구축과 완전한 비핵화를 원한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에 보내는 조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12일 판문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고(故) 이희호 여사 장례위원회에 보내는 조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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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가 치열한 기싸움 속에서도 반전의 기미를 보이는데 비해, 남북관계는 여전히 소원하다. 우리 정부가 남북 대화의 돌파구로 내심 기대했던 북측의 고(故) 이희호 여사 조문단 파견은 조화와 조의문에 그쳤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조화·조문을 전달하며 최대한 성의를 보였지만 아쉽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 대화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고 있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문 대통령은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현지시간)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연설한 후 '수주 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김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준비 돼 있다"며 "결국 우리가 만날지나 만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은 오히려 남측에 불만과 비난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는 12일 "외세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하는 사대적 근성을 버리고 력사적인 북남선언리행에 진솔한 마음을 가지고 달라붙으라"고 촉구했다.


남북관계의 현주소는 지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에서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남북 정상이 이룬 역사적 선언임에도 북측은 남측이 판문점에서 마련한 1주년 기념행사에 불참했다.


판문점 선언이 낳은 대표적 성과인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파행을 겪고 있다. 남북은 매주 1회, 금요일마다 남북측 소장회의를 열어왔으나 하노이 회담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우리측 소장인 통일부 차관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주 개성으로 올라갔으나 그때마다 빈 의자와 마주해야 했다. 한국 정부는 이제 '매주 1회' 원칙을 접고 '비정례화'를 검토하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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