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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위태로운 문화유산, 실질적 대응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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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 문화유산 풍화, 균열, 박리로 신음
정량적 평가 위한 기후자료 정밀도 높여야
겨울 기온 상승에 증가하는 흰개미도 문제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과학적인 대응 방안 모색

석조 문화유산을 구성하는 암석은 재질적으로 안정돼 보이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급격하게 손상된다. 대부분 옥외에 있어 풍화, 균열, 박리, 박락, 공극 등에 취약하다. 기후변화로 피해는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예컨대 강수량 증가는 표면 오염물을 제거하지만,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해 생물학적 풍화를 앞당긴다. 폭우일 경우 재해의 위험성도 있다. 이명성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학예연구사는 "국내 석조 문화유산은 기온 상승과 강수량 증가, 극한기후의 빈도 증가로 인해 점진적 훼손과 급격한 피해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석조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표면 훼손 상태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기준 자료가 필요하다.

석조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표면 훼손 상태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기준 자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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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응할 체계적인 평가 방법은 부재한 상태다. 효과적인 보존 대책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자 12일 오후 1시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야외 문화유산의 기후변화 대응 보존 기술'을 주제로 학술 발표회를 한다. 전문가들을 초청해 기후변화가 문화유산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석재, 목재, 금속 및 복합재질 문화유산의 재질 특성과 손상 취약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존 기술, 최신 연구 사례 등도 공유한다.

이 연구사는 야외 석조 문화유산의 기후변화 손상 영향과 평가 방법에 관한 기초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부터 30년 동안 연간 평균 기온이 1.6℃ 상승했다. 기온 상승은 광역적 차원에서 석조 문화유산의 동결 피해를 줄이는 긍정적 효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동결 일수의 변화는 지역적 편차가 커 일부 지역에선 과거와 유사한 수준이 유지될 수 있다. 특히 비도심은 도심보다 기온 변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지역 기후 특성을 반영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관련 연구의 핵심과제는 정량적 평가를 위한 기후자료의 정밀도다. 동결에 의한 풍화는 수분 공급량, 동결 온도, 유지 시간, 동결·융해 주기 등 다양한 기후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변수들을 고려해 정밀 분석하려면 최소 매시간 단위의 미래 기후자료가 필요하다. 기후 시나리오 설정부터 자료 분석까지 과정이 복잡하고 방대해 보존과학자, 기후전문가, 기상학자, 자료 분석 전문가 등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동력이 될 만한 자료는 마련돼 있다. 국가유산청이 2001년 보존관리 조사를 시작으로 정기조사, 종합점검, 중점 관리 모니터링 사업 등을 진행해 25년간의 석조 문화유산 손상 이력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 연구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손상 인자를 도출한 뒤 전문가 협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실질적 방안을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야외 석조 문화유산의 표면 상태를 비파괴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회에서 디지털 이미지 분석은 물론 초분광 영상 분석의 활용성 평가와 기술 검토를 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3년 창원에서 발견된 서부마른나무흰개미(Incisitermes minor)는 기후변화로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2023년 창원에서 발견된 서부마른나무흰개미(Incisitermes minor)는 기후변화로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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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회에는 이 연구사 외에도 조한나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범대건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박형호 모던헤리티지 대표, 김윤상 전북대 건축공학과 교수, 김시현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학예연구사 등이 참여해 문화유산 중심의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야외 석조 문화유산만큼 학계의 관심을 끄는 발표는 김 연구사의 '기후변화에 따른 목조 건축유산의 흰개미 피해 위험 증가와 향후 대응 방안'이다. 흰개미는 목재 등 식물성 재료를 영양원으로 삼는다. 생태계 순환에선 분해자지만 인간에겐 목조건물과 구조물, 가로수,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특히 목조유산 피해는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훼손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저해할 정도로 심각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김 연구사는 "국내 목조유산의 흰개미 피해는 기후변화, 외래흰개미 유입, 도시화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존에 우리나라에 서식했던 흰개미의 활성 증가와 침입성 외래흰개미의 국내 서식이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흰개미의 활성은 기온과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겨울 최저 기온이 오르면 활동기간이 늘고 목재의 섭식량도 증가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각종 농산물과 목재를 수입하며 유입된 흰개미도 마찬가지다. 겨울 기온이 증가함에 따라 서부마른나무흰개미, 대만지중흰개미 등의 토착화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사는 "우리나라 상황과 목조 건축유산이라는 특성에 적합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흰개미 방제 기술 적용, 공간적 범위에서의 방제, 문화유산 관계자들의 인식 제고 등을 위한 제도·행정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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