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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시한부 '영발기금'…그대로 연장은 곤란

최종수정 2021.06.11 13:23 기사입력 2021.06.1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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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부과 종료 앞두고 7년 연장법안 국회 계류 중
적자눈덩이 극장가 기금폐지·재설계 주장 "대기업 이유로 혜택 없어"
영진위 상영계 지원소홀 인정 "기금 연장·국고출연 절실…극장 지원책 마련"
'청년 고용' 차원에서 지원 호소…기금 출연해 저리자금 지원도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이날 CGV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달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18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이날 CGV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음달 2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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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발전기금으로 운영된다. 영화 관람료의 3%에 해당하는 부과금이다. 한국영화 창작·제작 지원, 영상 전문투자조합 출자, 소형영화·단편영화 제작 지원, 복지향상 등에 사용된다. 2019년 걷힌 영발기금은 약 546억원. 지난해에는 약 104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람객이 전년보다 약 74% 감소해서다. 부과율도 9개월간 0.3%로 하향 조정됐다. 수입이 줄었는데 지출은 오히려 많아졌다. 지난해 영진위 예산(1015억원)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1170억원이다. 연말이 되면 곳간에 710억원 정도가 남는다. 국고 지원 없이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문제는 더 있다. 영발기금 부과가 오는 12월을 끝으로 종료된다. 애초 2014년 12월까지였으나 한 차례 연장됐다. 당시 극장계 반발은 크지 않았다. 영화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던 시기라 부담이 덜해서다. 코로나19로 파리 날리는 지금은 다르다.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모두 심각한 적자에 시달린다. CGV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036억원.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각각 1600억원과 682억원이다. 올해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희망퇴직, 일시 영업중단, 자율 무급 휴직 등을 강행했으나 여전히 적자다. 임차료,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으로 매각설까지 나돈다.

오희성 롯데컬처웍스 영업부문장은 "10년 동안 번 돈이 지난 한 해 증발했다"고 밝혔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도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구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영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첩첩산중"이라고 토로했다.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정착하면서 ‘홀드백(콘텐츠 부가 판권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무색해졌다. 이제 1000만 영화가 쏟아지던 전성기를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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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는 영발기금 징수를 7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영발기금 면제 사유에 관람객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경우를 추가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박정·유정주(더불어민주당) 등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 다수는 영발기금 징수 연장을 당연시하고 있다.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상영계는 영발기금 폐지 또는 재설계를 주장한다. 경영상의 어려움 때문만이 아니다. 상영계는 실질적 납부 주체로 그동안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령’ 제25조에는 영발기금의 용도로 ‘영화상영관 시설의 보수·유지 및 개선 지원’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매출이 많다는 이유로 매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상영 관계자 B씨는 "프랑스 정부의 디지털 영사기 지원은 우리에게 꿈 같은 이야기"라며 "독립영화 상영관 외에는 어떤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영 관계자 C씨도 "관람객과 가장 맞닿아 있는 영화관 환경 개선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며 "역차별 기조는 코로나19 전후로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진위는 상영계에 대한 지원이 미미했던 점을 인정한다. 김영구 기획예산팀장은 "불만이 나올 법도 하다"며 "아무래도 대기업 계열이다 보니 지원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다른 관계자도 "그동안 정책 회의 등에서 영화관을 배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영진위원장은 물론 비상임 위원 선정에서 상영 관계자 이름이 거론된 적도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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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는 영발기금 연장은 물론 국고 출연도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은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정부가 직접 관련 세금을 걷어 영화 진흥 관련 재원 조달에 나선다"며 "특히 독일은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영화산업 전담 기구(연방영화진흥청)까지 둬 각종 지원사업을 담당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도 영화협회가 따로 운영되는데 예산의 출처는 정부 보조금, 복권기금, 자체 수익, 후원금 등으로 다양하다"며 "출처별로 지원하는 사업은 정해져 있어 폭넓은 지원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편중된 지원 구조만 바뀌었어도 극장계 반발은 누그러질 수 있었다. CGV는 독립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인 아트하우스에서도 영발기금을 내고 있다. 아트하우스는 영진위가 인정하는 독립예술영화를 연간 상영 일수의 100분의 60 이상 상영해 영발기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 황재현 홍보팀장은 "영화계 배려 차원에서 감면을 포기한 것"이라며 "적절한 집행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영진위는 극장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김 팀장은 "영화관이 영화산업 일자리의 60%를 차지한다"며 "청년 일자리 차원에서 기획재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 지원에 대해서는 "박정 의원실에서 관련 영비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라며 "영발기금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 일정액을 출연하고, 영세 영화업계는 두 기관 중 한 곳에서 보증받아 저리로 자금을 지원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가 가라앉은 뒤라도 영화관 환경 개선, 기술 지원 등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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