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사진작가 전창열, 16년간 렌즈에 담은 '우리땅 돌담' 출간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 우리나라 '돌담'의 아름다움을 담은 포토에세이집이 나온다.

도서출판 두경은 사진작가 전창열(76)씨가 지난 16년간 전국을 돌며 돌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렌즈에 담은 포토에세이집 '우리 땅 돌담'을 6일 출간한다.

전남 구례군 마을 돌담

작가는 상명대학교 포토 아카데미에서 10년 동안 사진학을 공부했다. 이후 사진 공모전 금상1회, 입선 18회와 기상청 공모전 등에서 화려한 입상 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포토에세이집은 전국 8도의 다양한 돌담을 간단한 지역 설명 등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돌담과 연을 맺은 것은 정년퇴직 후 인생 2모작을 준비하면서 상명대 포토아카데미에서 사진 공부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작가는 이후 전국의 돌담이란 돌담은 다 찾아다녔다. 돌담을 향해 누른 셔터만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전남 광양시 마을 돌담

"돌담은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흥망성쇠와 함께 해왔죠. 어떻게 보면 우리네 인생과도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돌담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우리가 보존해야 할 전통자산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돌담은 예로부터 농경사회인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방풍석이자 농부들의 울타리이고 마을을 경계짓는 표식 역할을 해왔다. 마을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돌담은 작은 돌들이 모여 커다란 형태를 이루고 장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마치 거장의 멋진 조각처럼 보이기도 하고 자연과 어우러진 한 폭의 예술품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작가는 포토에세이집을 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전북 정읍시 돌담

"처음 몇 해는 (돌담 사진을 찍으면서) 실수 투성이였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돌담의 촬영 포인트, 계절과 시간에 따른 돌담의 변화, 돌담이 있는 지역의 특성과 주민과의 소통 등을 통해 오롯이 돌담의 매력을 렌즈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작가는 돌담이 주는 행복감도 전했다.

"시골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됩니다. 홀로 카메라를 들고 고즈넉한 시골 돌담 풍광을 렌즈에 담을 때면 주체할 수없는 행복감에 젖기도 합니다. 이 맛에 16년간 돌담길을 찾아 헤맨거 같습니다"

눈 쌓인 제주도 돌담

그는 지금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돌담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잠을 설친다고 한다. 이런 설렘을 안고 달려간 돌담에서 한 컷의 사진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순간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는 게 작가의 전언이다.

안옥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이번 포토에세이집은 작가가 지난 십 수년간 전국을 누비며 돌담들의 역사적 배경과 인간들의 삶을 추적해 카메라에 고스란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같은 장소를 여러 번 방문하고 하루 종일 같은 곳에서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며 이미지를 탐구해 돌담을 중심으로 주변의 환경과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밀도 있게 수놓았다"고 평가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