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트럼프 2기 주요 인사는
"머스크가 대통령"…3600억 투자해 실세
'충성파' 인선 맡은 장남…외부서 지원사격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퍼스트 버디(1호 친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트럼프 당선인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선거 운동부터 내각 인선, 정책 청사진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정부 출범 이후에도 안팎에서 지속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인의 시선이 머스크 CEO에게 쏠려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정책을 시행할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이기도 하며, 미 민주당에서 "머스크는 대통령이고 트럼프는 부통령"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차기 행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에게 2억5000만달러(약 3640억원)를 쏟으며 승리를 이끈 뒤, 차기 행정부 실세로 떠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의 손녀가 '삼촌'이라 부를 만큼 사실상 가족 위치까지 갔다는 평가다.
머스크 CEO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달 18일 임시예산안 사건이다. 머스크 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터무니없는 예산안'이라며 트럼프 당선인보다도 먼저 임시예산안 처리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을 공개 비판하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이 외에도 외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할 때 배석하거나,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만찬에 동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에도 머스크 CEO의 입김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실리콘밸리가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공식도 깨졌다. 과거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머스크 CEO와 친한 페이팔 출신 일명 '페이팔 마피아' 인사들이 트럼프 행정부 요직에 대거 배치됐다.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AI·암호화폐 차르에 임명됐고,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에 지명된 마이클 크라치오스도 페이팔 출신이다. NASA 국장에 지명된 재러드 아이작맨은 머스크 CEO의 스페이스X에 2750만달러(약 400억원)를 투자했다.
AP 통신은 "머스크 CEO는 정치적 세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막대한 부로 인해 영향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1기와 마찬가지로 2기에서도 '족벌주의'는 여전하다. 1기에서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제러드 쿠슈너 부부가 앞장섰다면, 이번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주니어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세계의 왕세자가 된 사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생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애쓴 끝에 그는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고문이자 게이트키퍼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이 매체는 트럼프 주니어를 트럼프 당선인을 대신할 '1위 대리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충성파'를 고르는 중책도 트럼프 주니어가 담당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근 세력 내에서 그의 위상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인사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40세의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유력 인사들을 제치고 러닝메이트에 깜짝 발탁된 데는 트럼프 주니어가 큰 영향을 미쳤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인선에도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행정부 대신 벤처캐피털 회사 '1789 캐피털'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밝혔으나, 정부 밖에서 아버지를 지원사격 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할 전망이다. 지난 7일 그린란드 방문이 그 예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를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그는 '관광' 목적으로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하는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주니어는 WSJ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만 있는 MAGA 운동을 원하지 않는다"며 MAGA 계승 의지를 표명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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