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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칸] 이정재 "영어 소감 준비했는데, 머릿속이 하얘졌죠"[인터뷰]

최종수정 2022.05.27 08:02 기사입력 2022.05.21 21:44

75회 칸 영화제 현장
이정재와 나눈 이야기
운명 같은 감독 데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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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태어나서 이렇게 오래 박수를 받아본 적이 없어요. 쑥스럽고 긴장도 됐는데 정우성씨가 함께 해줘서 힘이 됐죠."


칸에서 만난 이정재는 여유가 넘쳤다. 충무로 대표 배우를 넘어 월드스타가 된 그는 부지런히 칸을 누비고 있다. 쏟아지는 관심에 10분 단위로 쪼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성기훈을 넘어 '감독님'으로 첫 발. 그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듯 75회 칸 영화제 기간 내내 뜨거운 태양이 반짝이고 있다.

이정재는 21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75회 칸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는 지난 19일 75회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돼 프리미어 시사회를 했다. 이정재 감독과 주연배우 정우성이 함께 레드카펫에 올랐고, '헌트'도 베일을 벗었다.


이날 '헌트' 상영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티에리 프레모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정재 감독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통상적으로 영화가 끝나면 감독이 박수에 화답하는 인사를 전하는 관례가 있다. 그는 한국어·영어·불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짤막한 인사를 전했다. 하루 뒤 만난 이정재는 사전에 준비한 말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집행위원장님이 상영 후에 말을 시킬 수도 있고, 안 시킬 수도 있지만 준비하라고 말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영화는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잘 보셨냐는 말을 영어로 외워서 준비했죠.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관객들은 계속 손뼉을 치는데 불이 안 켜지는 거예요. '어? 왜 안 켜지지?' 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준비한 말의 첫 마디가 안 나오더라고요."


칸 영화제 초청은 '하녀'(2010) 이후 12년 만인데, 감독으로는 첫 초청이다. 이정재는 "그때 박수가 길었는지 기억이 없다. 그래서 더 쑥스러웠던 거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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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포토콜 행사에서 입술을 꼭 다문 이정재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20년 공력의 이정재도 떨게 하는 칸 영화제의 무게가 느껴졌다. 연출작을 처음 선보이는 것도 긴장될 텐데 무려 칸에서 소개하는 기분이야 오죽할까. 크게 기뻐하며 활짝 웃던 배우 정우성과 다르게 미소 한번 시원하게 짓지 못한 이정재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언급하자 그는 "들켰네요"라며 호방하게 웃었다.


"당연히 긴장했죠. 포토콜 당시 시사를 앞뒀고, 대다수 사진기자가 외국 사람이라서 낯설었어요. 그나마 정우성씨가 같이 있어서 긴장감이 덜했던 거 같아요."


'헌트'는 영화 '인천상륙작전'(2016) 할 때 초고를 접한 이정재가 '대립군'(2017) 때 판권을 구입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후 정지우 감독과 한재림 감독에게 시나리오 각색을 의뢰하기도 했으나, 운명처럼 이정재가 각색하게 됐다. 어쩌면 누군가 도맡았다면 이정재의 감독 데뷔는 더 늦어졌을지도 모를 일. 인연이자 운명처럼 탄생한 영화다.


"한재림 감독을 통해 초고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후 시나리오를 각색하던 정지우 감독이 고사했죠. 다시 감독을 찾던 도중 한재림 감독과 만났어요. '골치만 아파졌다'고 앓는 소리를 했더니 같이 하자는 거예요. 근데 어느 날 '도저히 안 될 거 같다'고 고사하더라고요. 어휴, 아무도 안 써주면 나라도 써야겠다, 그래서 제가 쓰게 됐죠."


한평생 배우로 살아온 이정재가 노트북으로 글 쓸 일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는 노트북을 펴놓고 한 글자씩 눌러써 가며 '헌트'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했다. "노트북을 펴고 책상에 딱 앉았는데, 이걸 내가 왜 쓰기 시작했나 싶더라고요. 머리가 폭발할 거 같았어요. 긴장해서 위도 붓고. 나중에 영화를 완성해서 기자들과 인터뷰할 일을 생각하니 머리가 폭발할 거 같고 그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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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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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도 여러 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이정재는 "한재림 감독도 한계를 느꼈는데 내가 뭐라고 이걸 끝까지 쓰고 있나, 바보 같은 일 아닌가 싶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노트북을 켜놓고 한 글자도 못 쓰면서 열 시간씩 계속 앉아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정재는 감독으로서 영화라는 언어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과연 우리가 살면서 가지는 신념이 옳은 것인가. 만약 잘못됐다면 함께 바꾸자'는 것. 오랜 시간 직접 시나리오를 고치고 또 고치길 여러 번. 숱한 고뇌의 시간을 통해 이미 감독님이 된 이정재다.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발하고 이념의 갈등이 일어나고. 현재에도 마찬가지로 대립하고 있잖아요. 여전히 국민들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 과연 이건 누가 만들었나. 우리가 싸우고 싶어서 싸우는 건 아니잖아요. 먹고 살기 힘든데 왜 싸움까지 해야 하나, 그만 갈등하길 바라는 거죠. 우리는 다르게 살 수 있는데, 선동에 의해 대립하고 갈등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죠."


그러면서 이정재는 "그런 이야기는 수면 아래 두고, 멋진 정우성과 화려한 총격전이 재미있게 보인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칸(프랑스)=이이슬 기자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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