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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정두언, 'MB의 남자'서 '비운의 책사'로 파란만장 정치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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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3선 정치인 MB '왕의남자'로 불려
MB 친형 이상득 권력 사유화 비판했다가 비주류로
극심한 우울증에 과거 한 차례 극단적 선택 시도
정치평론가 활동하며 'MB 저격수' 자처

지난 2010년 2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25일 낮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정두언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0년 2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25일 낮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기에 앞서 정두언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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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정두언(62) 전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정두언 전 의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생전 이명박(MB)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 '왕의남자'로 불렸었다. 그러다 MB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불출마 권유 목소리를 내면서 MB와 척을 졌고, 결국 '왕의남자'서 '비운의책사'로 불리는 등 주류 정치권에서 밀려났다.

이후 MB는 뇌물수수,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됐고, 정 전 의원은 방송가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했다. 두 사람 모두 정치권에서 멀어지면서 여의도 정가는 물론 대중들에게서도 멀어졌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그의 정치 인생 희노애락을 함께 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두언 전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 '왕의남자'로

서울 출생의 정 전 의원은 경기고를 졸업, 서울대 상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2월, 국무총리 공보비서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4월 치러진 16대 국회의원 선거서 서울 서대문을 선거구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권유로 서울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했다.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2002~2006년)에 당선되면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이 전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정치적 인연이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과 정 전 의원은 이 시장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함께 추진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2004년 17대 초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을 뚫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어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경선캠프에서 기획본부장, 대선에서는 전략기획총괄기획팀장 등을 지내며 친이계 핵심은 물론 이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 '왕의남자'로 불렸다.


이후 권력의 최측근 답게 서울 서대문을에서 18·19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정 전 의원은 이어 2010년 한나라당 최고위원에 오르기도 했으며, 이듬해엔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의 장을 맡기도 했다.


정두언 전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두언 전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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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사유화 하지 말라" '왕의남자'서 '비운의 책사'…정치권 비주류

하지만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겨냥해 "권력을 사유화" 한다며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다.


이른바 '55인의 반란'사건이다. 55인 반란 사건이란 18대 총선 직전인 2008년 3월 정 전 의원의 주도로 29명의 총선 후보자들이 '이상득 불출마'에 서명을 했던 것을 말한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를 요구한 55인은 오직 당과 대통령을 위해 나선 만큼 '?생육신'?으로 불러줬으면 한다"?면서 "?역사를 보면 충신들이 일시적으로 패배할 수는 있어도 결국에는 항상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상득 불출마 성명' 사건을 자신이 주도했다는 정치권 시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재오 의원이 불출마하겠다고 나서자 이 의원 혼자 희생물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소장파들이 뜻을 모으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소장파들이 나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했고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어 돕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득 전 의원 총선 불출마 권유 배경에 대해서는 "그 길만이 진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손해를 보는 것은 참아도 이치에 안 맞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후배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내 미래가 불투명해져도 후배들을 외면할 수 없었고 그들이 하는 일에 명분이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18대 국회에 들어서도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이 전 의원은 결국 '2선 후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후 정 전 의원은 정권 주류진영에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사실상 끝을 맺었다.


정 전 의원은 이후 2012년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되기도 했었다.


대법원에서 전부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고 정치적으로 재기했지만 당내 입지가 줄어든 정 전 의원에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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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으로 한 차례 극단적 선택 시도…'MB 저격수'로 변신

결국 4선 도전에 실패한 뒤 정 전 의원은 극심한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비운의책사'로 부르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정 전 의원은 2018년 2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기다리는 건 배신이었다. '이제 정두언은 끝났구나' 생각했던 사람들이 등을 돌렸다. 평온이 깨지고 분노와 증오가 서서히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우울증으로 한 차례 극단적 선택 시도를 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내가 악몽을 꾼 건가. '여기가 어디지' 싶더라고…힘든 일이 한꺼번에 찾아오니까 정말로 힘들더라고. 지옥 같은 곳을 헤매다가 눈을 떴어. 한동안은 여기가 어딘지 가늠이 안되더라"라고 토로했다.


극단적 선택 시도를 왜 했냐는 질문에는 "인간이 본디 욕심덩어리인데, 그 모든 바람이 수포로 돌아가자 '이 세상에서 할 일이 없겠구나' 생각이 들 때 삶의 의미도 사라진다. 내가 이 세상에서 의미 없는 존재가 되는 거다. 급성 우울증이 온 거지"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멀어진 정 전 의원은 지상파·종편·라디오 등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정치평론가로서 맹활약했다. 평론가로 활동하던 그는 이른바 'MB 저격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17대 대선 때 불법자금이 들어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다스 실소유주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다스가 MB 거라는 건 MB 빼고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이 17일 오후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자유한국당 전신)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한 야산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찰이 17일 오후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자유한국당 전신)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한 야산 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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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4시25분께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 3시42분께 정 전 의원 부인은 그가 자택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에 나서 정 전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전 의원은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족의 뜻도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재오 전 의원을 통해 조문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17일 오전 10시에 이재오 전 의원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조문 메시지를 신촌세브란스에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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