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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없이 처음 맞는 추석' 광주 건물 붕괴 참사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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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아들·딸 등 유가족 사연 읽자 현장은 '눈물바다'

참사 원인 진실 규명·책임자 처벌·재발방지 대책 요구

추석 당일인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 추모제가 열렸다.

추석 당일인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 추모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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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하늘도 슬퍼하고 있는 것일까. 민족 대명절 추석 당일이자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건물 붕괴 참사 추모제가 있는 21일. 아침 일찍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던 사고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쏟아지는 빗줄기에 하염없이 하늘만 바라봤다.

한 관계자는 옆에 있는 직원에게 “오전 중으로 비가 그친다고 예보됐으니까…”라고 말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늘도 원활한 추모제를 원했던 것인지 지가 10분 전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추모제는 참석자 전원의 묵념으로 시작해 유가족 및 내빈소개, 추모사, 애도사, 천주교·기독교 추모, 헌화와 분향, 유가족 발언으로 진행됐다.

9명의 희생자 중 여섯 유가족과 이용섭 광주시장을 대신한 김종효 행정부시장, 임택 동구청장, 민형배·이병훈·이형석·조오섭 국회의원, 박상호 민주당 광주시당 수석부위원장, 국민의힘 문충식 위원장, 황순영 정의당 위원장 등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함께하기도 했다.


이진의 유가족협의회장의 추모사가 진행되자 일대는 눈물바다가 됐다.


추석 당일인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 희생자 추모제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추석 당일인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 희생자 추모제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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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태어날 손주의 초음파 사진을 애지중지했던 어머니를 비통한 심정으로 그리워하는 딸, 어머니와 손을 잡고 거닐던 산책로 위에 설 때면 서늘하고 허전한 손바닥에 환통이 느껴져 그제야 비로소 어머니의 부재를 실감한다는 아들, 다시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해서 어머니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게 된다는 딸 등 유가족의 사연을 하나하나 읽어갔다.


이 유가족협의회장은 “여기 아홉 분은 떠나면 안 될 사람들, 떠나선 안 될 사람들,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며 “사랑하는 그분들을 참사의 제물로만 기억하게 두지 않겠으며 단순한 희생자로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종효 행정부시장, 이병훈 의원, 임택 동구청장의 애도사가 이어졌다.


한 유가족은 헌화를 하면서 “막내야. 아이고 막내야”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고 이강숙씨의 딸 한성은씨는 추모제가 끝날 무렵 발언을 통해 “우리 가족들은 이곳을 지날 때마다 그리고 운림 54번 버스를 마주할 때마다 아직도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어머니가 그토록 아프게 돌아가셨어야 했는지 참사의 진실을 꼭 알아야겠다”면서 “살아서 모든 살인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것을 똑똑히 보아야겠다”고 울부짖었다.


또 “우리 가족이 죽어서, 그 눈물겨운 희생의 대가로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이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올 것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려면 안전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절대가치임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회는 제가 죽고 난 뒤 제 조카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반드시 와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석 당일인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 현장에서 열린 희생자 추모제에서 유가족 한성은씨가 분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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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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