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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유소연의 '규칙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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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경기 도중 캐디의 도움을 받아 스윙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LPGA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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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유소연(21ㆍ한화)이 또 '규칙 위반'으로 눈물을 흘렸다.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장에서 끝난 한화금융클래식 최종 4라운드 12번홀(파3)이다. 해저드 안의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워 2벌타를 받았다. 상황은 이랬다. 티 샷이 그린 앞 워터해저드로 날아갔지만 다행히 물에 빠지지는 않았다. 공은 그러나 해저드를 구분한 빨간 선에 걸쳐 있었고, 경기위원은 해저드 구역이라고 판정했다.
유소연은 그러나 이미 공 주위의 풀을 손으로 헤집었고, 주변정리를 마쳤다. 동반자인 최나연(24ㆍSK텔레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스코어는 보기로 기록됐고, 비디오 판독 결과 14번홀이 끝나서야 2벌타를 더해 트리플보기로 정정됐다. 유소연은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풀을 치운 것 같다"면서 "나중에서야 규칙위반 사실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은 그러나 스윙 과정에서도 골프채로 공 뒤의 잔디를 눌러 라이 개선 의혹까지 받았다. 김광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경기위원장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벌타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클로즈업된 TV 화면상으로는 샷을 하기 전 명백하게 골프채로 잔디를 눌렀고, 다시 스윙을 가져간 정황이 포착됐다.

유소연의 규칙 위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 3라운드에서는 벙커 턱에 공이 박히자 언플레이블을 선언한 뒤 벙커 밖에 공을 드롭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유소연은 당시에는 '오소플레이'에도 불구하고 벌타 없이 스코어를 기록하고 다음 홀로 이동해 결국 실격당했다.
물론 프로선수들이라고 해서 모든 골프규칙을 외우고 플레이할 수는 없다. 문제는 유소연의 위반 사항은 아마추어골퍼들 조차 숙지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는 점이다. 유소연은 특히 오랫동안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도하아시안게임 2관왕에도 올랐다. 규칙과 에티켓 교육을 등한시하고 기량 향상에만 급급한 국가대표팀 훈련방식의 허술함까지 드러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달 US여자오픈을 제패한 '메이저챔프'의 위상에 흠집이 났다. 이번 대회 경기 도중 캐디가 골프채를 유소연의 머리에 대고 마치 머리 고정을 염두에 든 듯한 스윙 교정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대목이다. 세계무대, 그것도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선수가 우승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캐디와 함께 어줍잖게 샷을 점검하는 장면을 갤러리와 시청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내년 본격적인 미국 무대 진출을 앞두고 있는 유소연은 그래서 이번 대회를 통해 여러가지 교훈을 얻고, 약(藥)으로 삼아야 한다. 골프규칙은 귀찮은 게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유리하게 전개시켜 주는 힘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1999년 피닉스오픈 4라운드 13번홀에서 공이 바위 앞에 멈추자 루스 임페디먼트에 크기 규정이 없다는 점으로 경기위원을 압박해 1m가 넘는 돌을 치우는 엄청난 구제도 받았다. 골프규칙은 역시 "아는 게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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