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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KGT의 '무사안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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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KGT의 '무사안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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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지난 4일 로이터통신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바로 한국프로골프투어(KGT)가 '최연소 PGA멤버' 김비오(21)와 지난해 '한국의 상금왕' 김대현(23)에게 500만원의 '벌금 폭탄'을 부과했다는 내용이다. 두 선수가 국내에서 열리는 스바루클래식에 나가지 않고 중국 산둥에서 열린 원아시아투어 난산차이나마스터스에 출전했다는 게 그 이유다.
KGT는 올해부터 국내 대회 기간에 다른 해외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다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호주투어, 남아공투어, 아시안(APGA)투어 등 세계 6대 투어는 예외다. 두 선수는 이에 따라 출전에 앞서 KGT에 양해를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규정은 물론 국내 투어 보호가 출발점이다. 실력있는 선수들이 외국으로 빠져 나가 국내 무대의 빅스타 부재 현상을 초래하는 현실을 보완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KGT 역시 "벌금을 내는 선수들은 불만이 있겠지만, 자국 투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출전을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규정이 실효성이 없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KGT에는 현재 투어 유지를 좌지우지할만한 빅스타들이 있지도 않고, 최경주(41)와 양용은(39), 노승열(20) 등 그만한 수준의 거물급들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 진출해 있다. 이 규정의 '희생양'은 결국 월드스타를 꿈꾸며 끝없는 도전을 반복하는 국내 유망주들일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는 보다 많은 해외 경험을 통해 기량을 단련시킬 수 있는 수련의 장이 필요하다. 또 이들 기대주들의 성장은 장기적으로는 국내 무대까지 활성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PGA투어에 입성해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김비오는 실제 이번 난산차이나마스터스 우승으로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됐다. KGT가 하루빨리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는 까닭이다.

이 규정의 칼끝이 결과적으로 원아시아투어를 향하고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원아시아투어는 KGT가 직접 참여해 신설했기 때문이다. 대한골프협회(KGA)와 KGT 등 한국 골프단체들과 호주, 중국 등이 주축이 됐다. 이 때문에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하이원리조트오픈, 한국오픈 등 국내 메이저급 대회가 모두 일정에 포함됐다.

국내에서 열리는 원아시아투어 대회는 나가도 되고,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는 나가지 말라(?). 중국이나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 보면 정말 황당한 일이다. 선수회가 지난해 4월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을 이유로 '원아시아투어 보이콧' 사태까지 빚었던 점을 감안하면 KGT는 어쩌면 국내 선수들끼리만 모여서 대회를 치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투어가 활발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내 선수들끼리 편안하게 풍성한 상금을 나눠먹어도 갤러리는 급증하고, 스폰서도 만족한다면 그야말로 '파라다이스'다. 하지만 과연 스폰서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바야흐로 국내 선수들이 메이저대회 우승컵까지 수집하는 글로벌시대다. KGT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수준을 격상시켜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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