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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③]엄한 훈련과 갓지은 밥…일등공신은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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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3 때부터 직접 훈련 지도 "한국 돌아오지 마라" 고교 자퇴
독일선 직접 흰쌀밥 지어먹여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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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역사를 쓴 손흥민은 만 열여섯 살에 독일 함부르크로 스카우트돼 선진 축구를 접했다. 함부르크와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최고 공격수로 성장했다.


그는 2015년 아시아 축구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맹활약해 에이스이자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준다.

손흥민은 아버지의 엄격한 지도하에 가산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재능을 갈고닦았다. 아버지 손웅정씨도 프로축구선수 출신이다. 당시 축구교실 ‘호반이FC’를 운영했다. 너무 엄하게 가르쳐서 며칠 만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손흥민은 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볼 리프팅을 했다. 네 시간 동안 강행한 적도 있었다. 경찰서에 민원이 접수돼도 손웅정씨는 하드 트레이닝을 멈추지 않았다. 양쪽 발로 볼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알아야 패스도 하고 크로스도 올리고 슛도 때릴 수 있다고 믿었다. 움직임이나 전술은 그다음 순서였다. 손흥민은 "아버지는 기본기를 중시했고, 성적으로 유소년을 평가하는 지도 방식을 정말 싫어하셨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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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평중에 진학해서도 2학년까지 아버지에게 훈련을 받았다. 그는 원주 육민관중으로 전학해서 처음 엘리트 축구부에 소속됐다. 3학년 마지막 대회였던 추계전국중학교축구연맹전 청룡그룹에서 최약체였던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덕에 15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발탁됐고, 축구 명문인 동북고에 진학했다. 손웅정씨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으며 아들의 축구 진로를 도왔다.

"집안 사정이 그렇게 어려운데도 아버지는 내게 꼭 좋은 유니폼과 축구화를 마련해주셨다. 구멍 난 양말을 신으셔도 아들은 항상 새 양말을 신게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손흥민은 대한축구협회 해외 유학 프로그램 덕에 일찍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었다. 손웅정씨는 지동원, 남태희 등 먼저 다녀온 선수들이 유럽 현지에서 작성한 축구 일기를 구해와 읽게 하고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했다. 손흥민은 현재 에이전트인 티스 블리마이스터 함부르크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독일로 떠날 수 있었다. 손웅정씨는 춘천에서 독일어 과외 선생님을 직접 수소문해 하루 4시간 동안 공부시켰다.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말라며 동북고를 자퇴시키기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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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씨의 헌신은 독일에서도 계속됐다. 클럽하우스에서 식사가 부실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랴부랴 짐을 챙겨 독일로 떠났다. 있는 돈, 없는 돈을 전부 끌어다 숙소 근처에서 제일 싼 호텔을 거처로 삼고 밥솥으로 직접 흰쌀밥을 지어 먹였다. 훈련이 끝난 아들을 체력단련실로 데려가 근력 운동도 시켰다. 손흥민은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아버지를 꼽았다.


"그때 아버지 도움이 없었더라면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들뜨지 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손흥민은 아버지 말을 새기고 날갯짓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됐다.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까지 올랐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축구장을 뛰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왜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려오지 않고 계속 날고 있으니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겠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들처럼 자제하고 훈련하면서 꿈을 향해 계속 달리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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