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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냄새에 한번 맛에 두번 몸이 전율 - 동숭동 '마미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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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냄새에 한번 맛에 두번 몸이 전율 - 동숭동 '마미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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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음식도 유행을 탄다.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속이 뒤집힐 정도로 '얼얼'하게 매운 음식이 인기라면, 어느 정도 먹고 살게 되면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건강' 음식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난다. 유행에 따라 음식과 식 재료에도 희비가 갈린다. 1970~80년대 최고의 보신 음식이던 쇠고기ㆍ돼지고기 등 빨간 살코기는 콜레스테롤의 주범으로 격하됐고, 퍽퍽한 식감 때문에 즐겨 먹지 않던 닭 가슴살은 건장남을 꿈꾸는 남자들의 필수 다이어트 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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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타게 된 대표적인 음식이 청국장이다. 모두가 청국장이 영양소가 많고 건강에 좋은 한국 발효 음식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온 몸을 전율시키는 그 지독한 냄새 때문에 청국장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상이 변했다. 된장ㆍ고추장 등 콩 발효 식품의 일부일 뿐이었던 청국장의 엄청난 효능이 속속 밝혀지며 청국장에 대한 일반 수요가 부쩍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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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늘어나니 공급도 늘어난다. 서울 여기저기에서 청국장을 전문으로 한다는 한식점들이 속속 생겨났다. 한식과 양식, 한식과 일식 등 청국장을 이용한 퓨전 요리도 새롭게 등장했으며, 청국장 콩이 든 커피를 내는 전문점도 생겼다. 청국장이 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100% 냄새가 실종된 분말 청국장도 근처 마트에서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1년 365일 내내 젊은 사람들로 넘치는 대학로에 있는 '마미청국장'(전화_02 765 0842)은 이런 요즘 트렌드와는 철저히 궤를 전혀 달리 한다. 1995년 문을 연 마미청국장은 지난 17년 동안 한결 같은 방식으로 전통 청국장 찌개를 내는 곳이다. 말 그대로 한결 같다. 그 '꾸리꾸리'한 냄새도, 가격도, 양도, 맛도 변함이 없다.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은 진짜 청국장이 아니다."라는 마미청국장 김정득(63) 사장의 우직한 운영 정책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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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원래 있던 곳에서 지금 자리로 옮겨오면서 마미청국장은 청국장 외에 제육덮밥, 김치찌개, 삼겹살, 버섯불고기, 칼국수 등 좀 더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는 '구색'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마미청국장의 베스트셀러는 네 종류의 청국장 시리즈다. 명품청국장과 청국장, 김치청국장, 버섯청국장 등 100% 국산 콩으로 담근 시골 청국장으로 만드는 네 가지 종류의 찌개가 '마미청국장'의 정수이자 진리다. 이곳에서는 청국장 본연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맹물에 청국장만 넣고 끓여낸다. 멸치나 쇠고기 육수를 사용하면 청국장 특유의 맛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 찌개에 계란 프라이와 콩나물, 무채가 듬뿍 담긴 양푼밥이 따라 나온다. 알맞게 익은 여러 채소와 걸쭉한 청국장 국물을 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된다. 김씨는 "젊은 사람이 청국장을 먹으러 많이 온다"고 말한다. 평소 "젊은이들이 인스턴트 음식만 먹으니 생각의 깊이가 없다."고 젊은 사람들을 꾸짖었던 그는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이 좋다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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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마미청국장에서 명품청국장과 김치청국장 등 두 종류의 청국장찌개를 시식했다. 100% 유기농 콩을 사용한 명품청국장이 시골 된장 느낌이 고스란히 잔존한 전통 청국장이라면, 김치와 쇠고기가 들어 있어 먹음직한 빨간 색이 나는 김치청국장은 청국장의 강한 냄새가 부담스러운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적당해 보였다. 청국장이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주로 먹는 음식이었다는 역사에 어울리게 냄새는 적당히 구수하고 적당히 '꾸리'했다. 나름대로 '청국장 마니아'임을 자처했던 기자는 청국장에 여러 채소와 청양고추만 넣어 끓여낸 명품청국장이 입맛에 더 맞았다.


놀라웠다. 특별한 비법이나 식 재료도 없다. 그저 10분 남짓 센 불에 뚝배기를 올려 끓여내면 끝이다. 화학 조미료를 마미청국장의 주방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질좋은 청국장을 쓰면 찌개의 맛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취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오면서 "자연식을 먹어야 사람다운 성품을 갖는다."는 김씨의 음식 철학을 떠올렸다. 몸에 배인 청국장 냄새만큼 좀 더 인간적으로 된 것 같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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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 '마미청국장' 김정득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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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는 청국장이 뭔지도 몰랐어요. 대학로 동숭동 토박이인 남편이 청국장을 아주 좋아해서 매일 끓이다시피 했어요. 결혼 후에 시골에 계신 작은 집 할머니가 집에서 담근 청국장을 보내주시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역한 냄새 때문에 청국장이 싫었는데 저도 점점 중독이 되더라고요."


한국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 안 골목에 위치한 청국장집 '마미청국장'은 김정득(63) 씨가 지난 1995년에 문을 연 음식점. 주머니가 가벼운 가난한 연극 배우들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포항에서 태어난 그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서울에 온 경우다. 그가 음식점 창업을 결정하면서 청국장을 메뉴로 선택한 이유는 '집에서 먹는 식'으로 손님에게 대접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난 17년 동안 이 생각은 확고하다. 수십 년 동안 똑 같은 옛날 방식으로 담근 청국장만을 고집하는 마미청국장의 청국장은 예나 지금이나 맛의 변함이 전혀 없다.


2년 전 지금의 자리로 이전한 마미청국장은 청국장 외에도 버섯불고기와 버섯 샤브샤브, 버섯 매운탕 등으로 메뉴를 확장했지만, 여전히 이곳의 명불허전 메뉴는 청국장이다. (메뉴에는 없는 저렴한 백반도 청해 먹을 수 있다) 유기농 콩으로 담근 명품청국장과 김치청국장, 버섯청국장 등 마미청국장은 24시간 내내 청국장의 '꾸리꾸리'하고 구수한 냄새가 지배하는 곳이다.


알고 먹읍시다 //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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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철저히 '고리짝' 과거 이야기가 됐지만, 안방 아랫목에서 '풀풀' 냄새 나는 청국장을 만들던 것이 일반적이던 때도 있었다. 무르게 익힌 콩을 뜨거운 곳에서 납두균(納豆菌)이 생기도록 띄워 만드는 청국장은 '발효 식품의 왕'인 된장 중에서도 최고의 효능을 발휘하는 '된장의 왕'으로 불린다.


청국장의 효능은 한도 끝도 없다. 가장 유명한 것이 항암효과다. 수술로 제거가 불가능한 암세포를 청국장 식이요법으로 고쳤다는 사례가 여럿 발견될 정도로, 청국장은 항암 효과는 불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청국장은 고혈압과 간 기능을 강화시키는데도 톡톡히 한몫을 한다. 청국장에 함유된 여러 종류의 아미노산은 혈압을 저하시키고 고혈압에 효험이 있으며 콜레스테롤을 제거해줌으로써 혈관을 탄력 있게 해준다. 간 기능 회복과 간 해독은 물론 간 독성 지표인 아미노기(Amino Group) 전이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려 간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실험 결과도 발표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뇌기능 향상 효과가 있는 청국장 콩의 레시틴(lecithin)은 노화 및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며, 청국장과 함께 다른 음식을 먹으면 절대 체할 일이 없다는 '천연' 소화제다. 또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이소플라본(isoflavone)의 유도체는 뼈의 재흡수를 막고 뼈를 형성해 30~40대 여성들을 괴롭히는 골다공증 예방에 좋으며,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해 당뇨 개선에도 특효가 있다. 코를 틀어막고서라도 청국장을 자주 먹어야 하는 이유다.






태상준 기자 birdcage@·사진_이준구(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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