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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압구정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하우스 '저스트 스테이크 Just St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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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육즙 코팅입니다

[아시아경제의 건강맛집] 압구정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하우스 '저스트 스테이크 Just St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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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한국에서는 보통 '스테이크 Steak'를 요리하기 쉬운 아이템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일단 용어 설명부터 하고 넘어가자. 쇠고기, 송아지고기, 양고기 등의 연하고 두꺼운 살코기를 그릴에 구워낸 것을 말하지만, 대구나 광어, 연어, 참치 등 기름기 많은 생선을 듬성듬성 토막쳐서 구운 것도 스테이크라고 한다. 하지만 스테이크의 표준은 '비프 스테이크'다. 스테이크 문화가 최근에야 불기 시작한 한국에서는 질 좋은 쇠고기와 최고급 그릴만 있으면 누구나 스테이크를 뚝딱 만들 수 있다고 쉽게 이야기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누구나 만들 수는 있지만, 육즙과 육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면서 스테이크를 보기 좋게 구워낼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ㆍ유럽 등 육류 문화가 발달한 서양에서는 스테이크를 단연 최고의 요리로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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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트렌드의 중심인 압구정 로데오 드라이브에 위치한 '저스트 스테이크 Just Steak'는 20대 젊은이 취향의 '펍 Pub'이나 커피 하우스의 외양이다. 그러나 '오직 스테이크만'이라는 식당 이름과 밖에 위치한 먹음직한 '스테이크' 입 간판은 이곳의 정체성을 각인시킨다. 김유한(37) 이탈리안 셰프와 그의 아내 강경아(37) 씨가 올해 초 문을 연 '저스트 스테이크'는 서양에서는 이미 대세인 '드라이 에이징 Dry Aging' 방식의 스테이크를 내는 정통 스테이크 하우스다. 한국에서도 최근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내는 곳이 많아졌다. 수요와 공급의 경제적 논리에 따른 결과다. 촉촉하게 스며든 육즙 맛으로 먹는 '웨트 에이징 Wet Aging' 방식의 스테이크가 일반적인 음식이 된 지금,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육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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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스테이크'는 드라이 에이징 외에 다른 곳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것들을 몇 가지 추가했다. 여느 스테이크하우스가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 산 우육을 쓴다면 '저스트 스테이크'는 철저히 한우를 고집하며, 일반적인 그릴에 비해 불 조절이 훨씬 까다로운 국내산 참숯 그릴로 스테이크를 구워낸다. 또한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과 후추 이외에는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도 다른 점이다. ('저스트 스테이크'에서는 A1 소스를 찾아볼 수 없다) 식당의 메뉴를 보면 기막힌 작명 법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프와 파스타, 홍합찜과 그릴에 구운 왕새우ㆍ농어 등 전채 요리들이 메뉴에 있지만, 사실 이것들은 '구색'이다. '저스트 스테이크'의 대표 선수는 '미디엄 레어 Medium Rare'로 굽는 티본(T-Bone) 스테이크와 안심(Tenderloin), 이렇게 딱 두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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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저스트 스테이크'에서 3인용 티본 스테이크(900g, 뼈 무게 포함)와 안심 스테이크(180g), 그리고 사이드 요리로 후추와 소금만 뿌린 '양파 토마토 슬라이스'와 버섯과 호박ㆍ피망 등 채소를 그릴에 구워 위에 파마산 치즈로 마무리한 '그릴에 구운 채소', '토마토 소스 홍합찜' 등을 시켰다. 살짝 당황했다. 꽤 많은 수의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봤다고 자부했지만, 알맞게 데워진 접시에 아무런 장식 없이 스테이크만 '덜렁' 나오는 것은 처음 봤다. 식당의 정체성도 살리고 음식의 단가도 최대한 저렴하게 맞추려는 부부의 의도가 들어간 부분임에 분명했다. 스테이크의 겉이 연탄처럼 검은 것이 의아해서 김유한 셰프에게 물었더니 "쇠고기에서 나온 육즙의 얇은 막이 형성된 것"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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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다. 고기 가운데 'T'자 모양으로 위치한 거대한 뼈 때문에 평소 먹기가 불편해 티본 스테이크를 즐기지 않았지만, '저스트 스테이크'는 달랐다. 뼈를 사이에 둔 안심과 등심의 육질 차이가 혀를 타고 뇌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드라이 에이징 특유 효과는 물론 안심이 육즙과 함께 입 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졌다면, 쫄깃한 등심은 육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고기 전반에 자리한 은은한 참숯 향은 코를 자극해 식욕을 돋웠다. 안심 스테이크는 티본 스테이크보다 훨씬 부드럽고 연한 느낌이 강했으며, 티본 스테이크는 동시에 등심과 안심을 먹을 수 있어 스테이크 마니아에게 더 적합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히 '저스트 스테이크'는 한국에서 경험한 뉴욕 본고장의 스테이크 맛이었다. 이름 석 자를 걸고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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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 '저스트 스테이크' 김유한 셰프 부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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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아담한 크기의 레스토랑을 차리는 게 꿈이었어요. 크지 않은 주방에서 재료 선별부터 요리까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메뉴가 뭘까 고민하던 중, 서양 요리의 바이블인 '스테이크'를 떠올렸습니다."


압구정동 로데오 드라이브 한켠에 위치한 '저스트 스테이크 Just Steak'는 테라스를 포함해 테이블이 고작 8개뿐인 아담한 스테이크하우스다. 하지만 맛은 규모와는 별개다. '저스트 스테이크'는 미국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프랑스의 르 코르동 블루(Le Cordon Bleu)와 함께 세계 3대 요리학교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ICIF(Italian Culinary Institute for Foreigners)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엑셀시오르 갈리아 호텔과 이태원 카사 안토니오 등 굴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김유한(37) 셰프와 그의 아내인 강경아(37) 씨가 올 초 개업했다. 식재료 선별과 숙성ㆍ요리 등 주방을 100% 김 셰프가 책임진다면, 홀 서빙은 모두 강씨의 몫이다.


다른 직원들의 도움이 전혀 없이 부부가 모든 일을 다 해야 하는 탓에 '저스트 스테이크'의 하루 일과는 고되기 짝이 없다. 은은한 참숯의 향기가 매장 안을 떠돌지만, 정작 이들은 주변 분식점에서 시킨 김밥으로 점심과 저녁을 때우기 일수다. 예약 없이 입 소문만으로 레스토랑을 찾아온 손님들을 번번히 돌려보낼 때는 '매장 확장'의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이내 부부는 마음을 다잡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해야 마음이 놓여요.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러면 지금의 이 맛을 계속 낼 수는 없을 겁니다." 김 셰프의 확고한 '스테이크하우스 운영론'이다. 믿음직하다.


알고 먹읍시다 // 드라이에이징(Dry Aging)


혹시 '드라이 에이징 Dry Aging'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스테이크 마니아'다. 국내의 일반적인 스테이크는 냉장고 속에서 비닐 팩에 진공 포장, 숙성된 '웨트 에이징 Wet Aging' 방식의 쇠고기를 쓴다. 하지만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약 65~80%의 습도와 섭씨 0~2도의 조건을 갖추고 1주일에서 최장 8주까지 전용 숙성고에서 공기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숙성한 스테이크다. 스테이크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방식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드라이 에이징'이 전통적인 숙성 방식으로 통한다.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는 말 그대로 '말리면서' 숙성된 스테이크로 딱딱하게 마른 겉면을 도려내고 속살만 구워낸다. 오래 숙성될수록 고기 속 수분이 없어지므로 고기의 양은 심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육즙은 오히려 농축되는 효과가 있어 풍미와 씹는 맛은 '웨트 에이징'에 비해 탁월하다.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처음 도입한 곳은 뉴욕 브룩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있는 레스토랑 '피터 루거 Peter Luger'로 전해진다. 1887년 동명의 독일계 미국인이 세운 '피터 루거'는 매년 전 세계 호텔과 레스토랑을 평가하는 세계적인 여행가이드 '자겟 Zagat'에 의해 26년 연속 최고 스테이크 하우스로 선정됐으며, 수개월 전 모든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굉장하다. 스테이크 '좀' 먹는 사람이라면 뉴욕에서 꼭 방문해야만 하는 '스테이크의 성지'다.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하니 두둑한 현금 준비는 필수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사진_이준구(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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