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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메아리 없는 '집값 고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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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메아리 없는 '집값 고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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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두환 부국장 겸 건설부동산부장] 내집 마련을 하려는 젊은 층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 최근 주부들의 가입이 활발하다고 한다. 전국 곳곳에서 새 부동산 상품이 공급될 때마다 온라인상의 크고 작은 카페에서는 청약 전략과 당첨 후 예상 프리미엄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당첨 소식에는 ‘대박 로또’라는 부러움의 댓글이 달리고 "수십 번을 넣어도 떨어지기만 한다"는 푸념도 쏟아진다.


그런데 올라오는 글을 보면 치솟는 집값에 더 늦기 전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보다는 오히려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등 당첨 후 곧바로 웃돈을 얹어 되팔려는 이른바 ‘단타족’이 압도적이다. 200만~300만원의 청약 증거금만 넣어 당첨만 되면 많게는 수천만 원의 웃돈을 받고 되팔 수 있어 "안 하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젊은 층의 ‘패닉 바잉’도 여전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젊은 층은 이제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값조차 10억원이 훌쩍 넘자 대신 수도권 외곽의 낡은 연립·다세대로 달려가고 있다. 아파트 사전청약의 당첨 확률을 높이려고 해당지역 소재 고시원으로 위장전입하려는 예비 청약자가 잇따른다는 소식에서는 절박함마저 엿보인다.


‘공포’와 ‘탐욕’이 뒤엉킨 부동산시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4년간 쉬지 않고 이어져온 ‘집값 잡기’ 정책이 만든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집값은 오늘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1.04%를 기록했다. 2월 1.17%를 기록한 이후 4개월 만의 1%대 상승률이다. 이 기간 서울 집값 상승률이 0.49%였던 것을 고려하면 경기·인천 등이 사실상 집값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하지만 정작 집값 잡겠다고 내놓은 정부 정책은 삐걱대고 있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의 200만호 공급을 뛰어넘는 정부의 주택 공급 방안은 곳곳에서 주민·지자체 반대로 일정에 차질을 빚거나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벌써 알짜 부지로 평가받은 경기 과천정부청사 유휴부지 사업이 백지화하면서 4000가구 공급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1만가구 규모의 태릉골프장 부지 역시 규모 축소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실제 연말까지 총 3만가구가 쏟아져 나올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이 지난주 본격화했지만 주택 구매 열기는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5.1로 지난 4월 첫째주 이후 14주 연속 100을 웃돌고 있다. 지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정부는 집값 고점론을 꺼내들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거나 "2~3년 뒤 집값이 내려갈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기다리며 투자해 달라"는 것이다. 국민을 향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수장들의 간곡한 부탁이다.


온갖 대책에도 집값이 안 잡히니 이렇게 읍소라도 해보자는 것일까.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제기한 ‘집값 고점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불신을 넘어 무관심에 가깝다는 점이다. 더 떨어질 곳조차 없어 보이는 정책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정두환 부국장 겸 건설부동산부장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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