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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경제성과는 언제 느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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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시한인 올 상반기도 어느덧 3분의 1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악화일로를 걸은 고용과 소득지표를 보면 정부의 약속을 과연 믿고 기다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돌이켜 보면 '경제가 곧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호언장담은 연장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7,8월 최악의 고용지표가 나왔을 때는 '공공일자리 창출'을 꺼냈고 소득지표가 부진하자 '기초연금 인상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말에는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말까지 성과가 안나오자 그 시한을 올 상반기로 늦추고 배수진을 쳤다. 재정투입의 70%를 이 시기에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주 통계청이 불평등이 확대된 가계소득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이번에는 "올해 준비한 정부정책이 아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1분기 실적을 지켜보자"고 했다.

홍 부총리가 못박은 시한까지 남은 기간은 4개월. 하지만 정부가 경제에 집중할 여건이 조성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27일 예정된 경제활력대책회의는 연기됐다. 이번 주 들어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의 눈이 북미정상회담에 쏠리면서 주목받기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회의에서는 수출활력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이어 이번달 수출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어렵다"는 수출현장의 아우성은 대규모 정치 이벤트에 묻혔다.


이런 사례가 북미정상회담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성과 여부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더 큰 행사를 준비해야 할 수 있다.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초점이 맞춰지면 경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가 밝힌 '가시적 성과'의 시한은 이런저런 대규모 정치 이벤트에 휩쓸리다 어영부영 끝날지 모른다.


소득주도성장의 영향은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끌어올린 최저임금이 올해부터 현장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총선도 있다. 올해 상반기가 중요한 이유다.

그동안의 움직임을 볼 때 정부로서는 한번 더 믿어달라며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 경제성과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올 들어 견제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았다. 지금은 다르다. 최악의 분배지표가 발표돼도 강도높은 비판은 찰나에 불과하다. "아무리 얘기해도 꿈쩍도 않는 정부에 뭘 바라나"라는 원로경제학자의 냉소섞인 반응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기다리면 성과가 나올지, 아니면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정부를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한 요즘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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