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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의 酒저리]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부사장 "술은 가치상품…히스토리의 가치 굳건한 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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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충남 예산 '예산사과와인'②

술은 가치소비의 대상으로 변화… 취하기 위한 획일화된 술은 수명 다해
고유의 이야기와 역사 가진 술만이 지속가능성 확보할 수 있어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부사장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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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소위 MZ(밀레니얼+Z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는 개성과 스토리를 소비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스토리가 쌓이면 히스토리가 되고, 히스토리가 있는 기업과 제품은 그 자체로 고유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히스토리의 가치가 굳건한 술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제민 예산사과와인 부사장은 2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술이 가치소비의 대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취하기 위해 혹은 싼값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을 마시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원료가 분명하고 생산자가 어떤 이야기와 철학을 가지고 만드는지 등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외국의 와이너리나 위스키 증류소들이 대부분 지역성과 그 지역성에서 파생되는 가치를 토대로 유·무형의 헤리티지를 축적하고, 그렇게 쌓인 헤리티지를 다시 지속가능성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 집중했다. 지역성을 기반으로 문화적 바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정 부사장은 와이너리를 설립하기 전인 2004년 ‘예산사과와인 페스티벌’를 열어 바비큐 파티와 음악회, 시음회 등을 진행하며 예산사과와인만의 이야기를 차근히 쌓기 시작했다.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이어져 올해로 19회를 맞았다.


그는 “단순히 술 공장을 만들고 뿌리 없는 술을 만든다면 더 큰 자본과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대형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고 결국엔 밀리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스토리를 만들고 고유의 히스토리를 쌓아 올린다면 쉽게 허물어질 수 없는 자산이 돼 와이너리를 대대로 지탱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예산사과와인의 제품들

예산사과와인의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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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사장은 대형 주류기업 중심의 획일화된 주류 소비는 젊은 세대에서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소비하는 술을 누가 어디서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출처와 이야기를 따져가며 마신다”며 “우직하게 자신들의 술을 만드는 곳에 기회가 생긴 것이고 진정성을 알아주는 세상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술에 관심 있는 젊은 소비자들이 와이너리에 직접 찾아오는 일도 많아져서 신기하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고 덧붙였다.

판매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와이너리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이 매출의 대부분이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고, 지역특산주로 지정돼 온라인 판매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도 대형마트는 물론 고급 호텔과 미슐랭 레스토랑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이전에도 대형마트에 입점이 되긴 했지만 몇 달이 지나면 고스란히 반품되기 일쑤였지만 최근에는 재발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술이 가치상품으로 진화하는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기 시작한 만큼 우리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지역의 개성 있는 술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더욱 확산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 같은 와이너리가 많아지고 성장한다면 농업과 식품 가공업의 활성화는 물론 지역 관광의 거점 역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자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 술 찾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말을 맺었다.


사과증류주가 담긴 오크통이 저장돼 있는 예산사과와인의 숙성고

사과증류주가 담긴 오크통이 저장돼 있는 예산사과와인의 숙성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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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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