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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수첩과 태블릿PC 그리고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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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많은 분들과 통화도 하고 의견을 듣고 있다"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있던 2012∼2013년 국회를 출입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비대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대선후보가 돼서는 대선을 연거푸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당시나 지금이나 박 대통령의 수식어는 '수첩공주', '불통의 리더십'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각계의 조언과 고언을 잊지 않기 위해 수첩에 적는다고 했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외부와 대화하고 통화한다면서 경청과 소통의 리더십을 부각시켰다.
'비선실세'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의 드러난 행적을 보면 박 대통령의 수첩에 어떤 메모들이 적혀있는지 짐작이 간다. 친박계나 장차관, 수석마저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거의 없다고 하는 걸 보면 소통상대가 누구였는지도 짐작간다.

리더는 타고나기도 하지만 부단한 노력과 연습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타고난 리더였지만 만들어진 리더는 아니었던 것 같다. 리더는 통합과 통찰력, 소통과 포용, 용인술, 추진력, 문제해결능력 등의 덕목을 갖춰야한다.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을 기치로 내건 '박근혜 리더십'은 국정농단, 국론분열, 국민우롱의 리더십으로 바뀌었다. 국민뿐만 아니라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 측근들, 실세들도 돌아서고 있다.

국가든 기업이든 규모가 커질수록 리더에게 필요한 핵심덕목은 용인술이다. 리더가 모든 것을 알려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면 만기친람에 빠진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즐겨 쓴 말 가운데 명심보감에 나오는 '의인물용 용인불의(疑人勿用 用人勿疑)'가 있다.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말이다. 인수위시절부터 이어진 총리낙마와 최순실사태를 보면 박 대통령은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 않았고 쓴 사람은 믿지 못했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한 두산베어스의 우승비결은 '써도 써도 재물이 닳지 않고 새로 샘솟는다'는 뜻의 화수분에서 따온 '화수분야구'다.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거의 없다. "이기기 위해서는 비정해야 한다"며 혹사시키는 경우도 없다. 작전을 무리하게 쓰지도 않는다. 선수를 믿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두산다운 야구를 해달라는 구단주(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배이자 스승인 김경문 NC다이노스 감독을 언급하면서는 "프로야구라는 게 1등만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가 생각이 나 착잡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노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곳에 있기 바란다면 사람들 뒤에 있을지라도 그의 무게를 느끼지 않게 하며 그들보다 앞에 있을지라도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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