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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환경 운동가의 탄성…'빨대탓'은 이제 그만!

최종수정 2021.06.11 10:32 기사입력 2021.06.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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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900만t 중 빨대 0.03%뿐
신재생에너지가 치명적" 구체적 사례 제시

[빵굽는 타자기] 환경 운동가의 탄성…'빨대탓'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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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미국 텍사스A&M대학의 해양동물학 전공자 크리스틴 피게너는 2015년 코스타리카 연안에서 코에 빨대가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바다거북을 발견했다. 그가 바다거북으로부터 길이 12㎝의 빨대를 제거하는 과정이 8분 6초짜리 영상에 담겨 유튜브에서 공개됐다. 영상은 이틀 사이 조회수 200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세계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2018년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꿨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 중단 운동이 벌어졌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은 식음료·패스트푸드 업체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앴다. 최근 우리 정부는 내년 6월부터 커피·제과점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바다거북 한 마리로 촉발된 플라스틱 빨대 폐기 운동이 바다 환경보호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까. 미국 조지아대학 제나 잼벡 교수가 2015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해마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900만t 가운데 빨대의 비중은 겨우 0.03%다. 플라스틱 빨대가 실제 바다 환경에 미친 영향은 극히 미미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플라스틱 빨대 폐기 운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왜 이토록 빨대에 집착할까. 신저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은 이성적·과학적 접근이 배제된 감정적 환경보호 운동 탓이라고 비판한다. 저자 마이클 셸런버거는 반환경론자가 아니다. 30년간 기후·환경·사회정의 운동에 앞장서온 환경운동가다. 그는 현재 미국 청정에너지 연구단체 ‘환경진보’의 대표다.


저자가 600쪽이 넘는 책에서 경고하는 것은 최근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종말론적 환경주의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플라스틱이나 원자력 등에 대한 비과학적 사실로 대중을 선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환경에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도 논증한다. 논란이 될 만한 주장을 펼치면서도 최근의 실험 결과나 통계, 사례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참고 문헌 수만 1240편에 이른다.

저자는 "플라스틱 탓은 이제 그만하자"고 제안한다. 밀렵, 해변 개발, 해안 양식 같은 인간의 환경 파괴적인 행동이 바다 환경을 더 크게 오염시키는 요인인데 과할 정도로 플라스틱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는 플라스틱이 오히려 바다생물과 자연을 구한 일등공신이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이 안경 재료인 거북껍질이나 피아노 건반 재료인 상아 등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가장 많은 양을 할애해 밀도 있게 논증하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문제다. 저자는 많은 이가 ‘자연적인 게 좋다’는 자연산 선호 오류에 빠져 신재생에너지의 비효율성을 목격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한다고 꼬집는다. 아울러 친환경 사업자들의 로비에 넘어간 환경론자들과 정치인들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저자는 원자력이 오히려 친환경적이라고 옹호한다. 에너지 생산효율이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은 이론상 날개의 바람에너지 중 59.3%만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은 ㎡당 최대 50W밖에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마찬가지다. 풍력과 태양광의 물리적 한계 때문이다. 천연가스와 원자력은 ㎡당 2000~6000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비효율성은 자연 파괴를 수반하는 시설 확대로만 극복할 수 있다.


과거 저자는 신재생에너지 옹호론자였다. 그는 오늘날 세계적 화두가 된 ‘그린뉴딜’ 정책의 모태인 ‘뉴 아폴로 프로젝트’를 2002년부터 주도했다. 뉴 아폴로 프로젝트는 2008년 미국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의 정책으로 입안돼 1500억달러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그랬던 저자는 이제 이렇게 결론내린다. "신재생에너지 같은 저밀도 에너지는 자연에 재앙이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부키/2만2000원)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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