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폐기 지도 반발 주민 난동 뒤늦게 알려져
신고 지연·보호체계 작동 여부 등 쟁점

전남 신안군 임자면에서 행정지도에 나선 하위직 공무원이 주민의 거친 위협에 노출된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건이 일주일 가까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고 경찰 신고도 늦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3일 오전 10시께 신안군공무원노동조합이 '공무원 안전을 위협하는 악성 민원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정승현 기자

13일 오전 10시께 신안군공무원노동조합이 '공무원 안전을 위협하는 악성 민원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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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악성 민원 사건을 넘어, 행정의 초동 대응과 공직자 보호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12일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4월 3일 임자면 주민 A씨는 대파 폐기 지시에 반발해 트랙터로 면사무소 입구를 막아섰고, 민원실 안으로 들어가 의자를 던지고 컴퓨터 모니터를 파손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제지하던 공무원을 공구로 위협한 정황도 전해졌다. 사건의 발단은 수급 조절용 파쇄 대상인 대파 일부가 외부로 유통되고 있다는 민원에 따라 면사무소 8급 공무원이 현장 지도에 나선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도됐다.


문제는 사건 그 자체보다도 그 이후다. 공공기관 안에서 시설 파손과 공무원 위협이 벌어졌는데도, 면사무소가 사건 발생 뒤 약 일주일 동안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이 보도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단순한 대응 미숙을 넘어 보고 누락이나 축소 의혹까지 거론하고 있다. 실제로 타 언론에서는 관리자인 임자면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신안군공무원노동조합도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다. 윤호현 노조위원장은 지난 9일 면장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확인했고 피해 직원을 만나 사실관계를 점검 중이라며, CCTV와 목격자가 있는 만큼 수사가 진행되면 경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먼저 사건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현장의 보고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되묻게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태에 대비한 제도가 갖춰져 있어야 했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민원 행정 및 제도개선 기본지침을 전국 행정기관에 배포했고, 민원처리법 시행령에 따른 공무원 보호조치로 CCTV, 휴대용 영상음성기록 장비, 비상벨, 전화 녹음기, 안전요원 배치, 법적 대응 전담부서 지정 등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위법행위 발생 시 기관 차원의 고소·고발을 원칙으로 하고, 수사기관과의 공조 및 비상벨 점검 등 비상 대응체계 강화를 거듭 주문해왔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에서 확인돼야 할 핵심은 분명하다. 사건 직후 누가 어떤 판단으로 신고를 미뤘는지, CCTV와 녹음자료 등 증거 보전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피해 공무원 분리 조치나 심리·법률 지원은 즉시 가동됐는지다. 이 대목이 규명되지 않으면 '악성 민원 대응 체계'는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종이 규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신안군 공무원 A씨는 "공무원을 향한 위협이 면사무소 안에서 벌어졌다면, 이는 특정 민원인의 일탈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며 "군은 더 늦기 전에 사건 발생 시점부터 보고 라인, 경찰 통보 여부, 보호 조치 이행 경위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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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A씨는 "알려진 대로 초동 대응의 공백이 사실로 굳어진다면, 이 사건의 본질은 민원인의 난동 하나가 아니라 공직자를 지키지 못한 행정의 실패로 남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호남취재본부 정승현 기자 koei904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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