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1조5273억원 '최대 실적'
화장품만 1조…4분기 해외매출 비중 89%
非중국 글로벌 전략·럭셔리 대신 가성비
뷰티 기업 에이피알 이 최단기 화장품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럭셔리와 중국 시장에 의존해 성장한 기존 뷰티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과 달리 에이피알은 비(非)중국·가성비·뷰티테크를 내세운 점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에이피알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5273억원, 영업이익 36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1%, 198% 증가한 수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로써 에이피알은 11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분기 실적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476억원, 영업이익은 1301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124.2%, 227.9% 증가했다.
에이피알, 화장품 매출만 1조…K뷰티 '최단기' 기록
최대실적의 1등 공신은 화장품이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액 1조5273억원 중 1조원이 화장품에서 나왔다. 2016년 메디큐브를 출시한 지 10년 만의 기록이다. 이는 한국 뷰티업계에서 가장 단기간에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 것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LG생활건강의 '더후'가 14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가 15년이 걸려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는 그동안 K뷰티 투톱으로 꼽힌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과는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난 글로벌 전략이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산업의 글로벌 확장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경제 성장세에 따른 프리미엄 수요에 기반한 성장을 핵심 축으로 삼아왔다. LG생활건강은 '더후'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LG생활건강의 매출 중 40%는 해외에서 나왔는데, 이 중 중국이 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성장 둔화에 따른 내수 위축으로 지난해 4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대비 16.6% 감소한 2303억원에 그쳤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 2조3500억원, 영업손실 976억원을 기록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K뷰티 호황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화장품 사업의 전면 재편을 결정했으나, 실적 개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에이피알의 지난해 해외 전체 매출액은 1조2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7% 성장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이 80%에 달하는데, 이 중 중화권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에이피알의 최대 시장은 미국(37%)이다. 이 밖에 일본(12%)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올해 초부터는 영국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럭셔리 대신 가성비…뷰티테크로 판을 바꾸다
가성비를 앞세운 점도 에이피알이 전통 뷰티 기업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경쟁력을 구축해온 것과 달리 에이피알은 가성비와 기능 중심을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사업구조다. 에이피알은 자사의 정체성을 '뷰티테크' 기업으로 정의한다. 화장품과 홈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뷰티테크 모델을 중심으로, 자사몰 및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D2C(직접판매) 구조를 구축했다. 이후 자사몰 중심의 미디어커머스 시장이 포화하자 발 빠르게 외부 채널을 공략, 가장 효율이 좋은 채널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등 유연한 마케팅 전략도 에이피알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기존 뷰티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백화점과 면세점, 방문판매 등 전통 유통망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것과는 대비된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 역량을 내재화한 경쟁력이 에이피알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 전략으로 에이피알의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는 틱톡에서 가장 많은 콘텐츠를 창출한 브랜드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5000억원 이상을 제시, 연간 매출로는 전년 대비 40% 상승한 2조1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영업이익률은 25%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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