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초 한채은 늘봄·교무행정실무사 이야기
"안녕하세요"라고 말만 하던 학생이 요즘 늘봄 교실을 헤집고 다닌다고 했다. 울산 옥성초 한채은 늘봄실무사는 또 하나의 교육 '늘봄'을 또박하게 설명했다.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학교를 운영한 울산 중구 옥성초등학교(교장 이명선)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2학기 만족도 조사에서 93% 이상의 높은 만족도와 함께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옥성초 늘봄학교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굿모닝 옥성 아침늘봄’을 제공하고 틈새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학습관리와 숙제 지도 등을 지원하는 ‘굿애프터눈 옥성 틈새늘봄’ 등 특색있는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공했다.
교장, 교감을 비롯한 옥성초 학교 관리자와 늘봄학교 지원 인력을 중심으로 한 교직원들은 단순한 돌봄을 넘어 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찾도록 폭넓은 시각으로 힘을 모았다.
한채은 늘봄·교무행정실무사는 아이들의 흥미와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지원하는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한 실무사는 오전 8시 출근과 동시에 아침늘봄운영 교실로 향해 강사와 함께 학생들을 맞이한다. 그는 당일 간식을 꼼꼼히 검수하고 보존식을 관리하고 아침늘봄 프로그램이 끝나는 오전 9시까지 학생들의 안전한 활동을 지원한다. 이후에는 운영일지 정리, 강사비 품의, 아이들 활동사진 정리 등 행정 업무를 처리한다.
오후에는 방과후학교 교실을 돌며 학생들의 수업 진행 상황과 수업 참여 상태를 확인한다. 방과후프로그램 참여 전 틈새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의 숙제 지도와 다양한 학습활동도 지원한다. 학생들의 하교 지원이 끝난 오후 5시에야 비로소 그의 늘봄·교무 행정실무사 일과가 끝난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성장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학생에 맞는 지원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지요."
그는 "혼자서 외투 단추도 제대로 잠그지 못했던 학생들이 2학기 교육 성과발표회에서 완벽한 화음을 선보이며 합창 공연을 펼칠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입학 당시 한국어는 ‘안녕하세요’만 알고 소극적이던 한 이주배경 학생은 몇개월 만에 옥성초 늘봄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한채은 실무사의 이런 헌신적인 사례는 옥성초 늘봄학교의 성공적인 정착뿐만 아니라 늘봄학교 프로그램의 운영에서 실무사의 역할이 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실무사는 "어느 맞벌이 가정 학부모가 아침늘봄 프로그램 덕분에 자녀가 혼자 집에 있을 걱정에서 벗어나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감사 인사를 했을 때 실무사의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학생들의 특성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고민을 돌봄전담사와 학교 선생님들, 행정실장님, 강사와 함께 협력하고 나누었기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실무사는 지난해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 신분으로 늘봄업무를 담당했으나 오는 3월부터는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그녀는 최근 치러진 ‘2025년 교육공무직 공개경쟁시험’ 늘봄·교무행정실무사 직종에 최종 합격했다.
한 실무사는 “모든 학생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행복하게 성장했으면 한다”며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생들이 함께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발로 뛰는 늘봄교무행정실무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교육청은 올해 늘봄학교를 초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까지 확대 운영한다. 새 학기부터 늘봄학교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인 늘봄지원실이 마련되고 초등학교 3~4곳당 늘봄학교 관리자인 늘봄지원실장이 1명씩 배치된다.
한 씨는 "늘봄학교는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을 하나로 통합하고 학교와 지역 사회의 풍부한 교육자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학교 현장에서 늘봄지원실장, 늘봄·교무행정실무사, 돌봄전담사, 프로그램 강사 등이 힘을 모아 초등학생들에게 아침, 저녁으로 다양한 방과후수업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울산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돌봄 환경을 조성하고 학교-지역 사회의 협력으로 질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학생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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