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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이타심의 출발점은 "나를 아는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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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우리는 ‘너’에 대해서 말하고, ‘너’를 위해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고유의 맥락을 가진 타인에 대해서 고민하는 데에는 서툴다. 또한 이기심의 대상이 ‘나’를 돌아보는 데에도 익숙하지 않다.

이는 교육자이자 연구자인 저자가 진정한 이타주의자에 주목하게 된 이유다. 모니터 안 데이터를 통해 제도와 정책을 연구하던 저자는 문득 “문득 모니터 바깥의 사람들을 보고 싶어졌다. 더 정확히는 세상과 어울리고 싶어졌다”며 직접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저자는 유명인의 기부는 이웃을 돕는 이타적 행위인가 아니면 좋은 이미지 확보의 수단인가? 같은 난제, 선의를 보였지만 “휴머니즘이 사람 살리는 거 아니다”고 오해받는 왜곡된 시선 등을 다룬다. 책은 진정한 이타주의의 시대는 ‘타자도생’의 시대라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책 한 모금]이타심의 출발점은 "나를 아는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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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심은 타고난 마음으로만 영글지 않습니다. 이타심은 타인을 기어코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입니다. ‘인지상정’이 있지 않냐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오지랖’이라는 말도 있죠. 이해 없는 본능적, 즉각적 이타심을 장애인들은 ‘시혜와 동정’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이는 “나를 위한다고 말하지 마”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타인을 동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 태도가 그 타인에게 얼마나 모멸적으로 느껴질지를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해 없는 이타심은 위험합니다. <28쪽>

이타심은 사랑과 동의어가 아닙니다. 최소한 그런 사랑은 아닙니다. 사랑 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하나 되기의 욕망을 제어하고 그것을 거리 두기로 바꾸어낼 때, 타인을 지향하는 마음은 비로소 서로에게 작열하는 불길이 아니라 따스한 햇살이 될 수 있습니다. <39~40쪽>

힘들다면 마음껏 이기적이 되어봅시다. 마음이 불편해질 때까지, 사람이 보일 때까지. 그 지점을 알고 나면 이제 우리는 덜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디쯤 멈춰 서게 될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식은 나에게도, 너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나를 잘 아는 이기심은 이타심의 출발선입니다. <78쪽>

그래도 아주 드물지만 손을 모으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최소한 제가 아는 한 너무도 선량해서, ‘저 사람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들 만큼 선량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작 흔들리는 내 마음 때문에 실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망하느니 차라리 이면을 알지 못하기를, 실망의 고통보다는 거리의 인내를 선택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80~181쪽>

우리에게는 각자의 싸움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패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어렵게 한 골 넣고 수비를 걸어 잠그는 축구 경기처럼 대부분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의 행운을 부여잡고 살아갑니다. 이상한 말로 들릴지 모르지만, 타인의 패배를 너무 동정하지 맙시다. 그는 우리 눈에 보이는 전투에서 패배했을지는 모르지만, 신의 눈에 비친 그의 삶은 다를 것입니다. 아픈 정신을 안고서도 누구보다 상냥하고 친절한 마음을 지키던 이를 바라보며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시구를 절로 떠올립니다. <204쪽>

이타적 마음은 꼭 무언가를 ‘해주려는’ 동기일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싸움을 싸웁니다. 모르도르로 향하던 프로도의 싸움처럼 도무지 도와줄 수 없는 싸움일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그가 나를 마지막으로 본 그 자리, 그의 눈에 죽음의 그림자가 임박했을 때 마지막으로 나를 보고 싶어 눈길을 돌려 바라볼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인지 모릅니다. <221쪽>

이타주의자 선언 | 최태현 지음 | 디플롯 | 228쪽 | 1만7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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